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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넘어 '60홈런' 아시아 신기록, 불혹의 발렌틴 비거리 127m 2경기 연속 홈런, 은퇴한다더니 타율 0.625

민창기 기자

입력 2024-02-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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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넘어 '60홈런' 아시아 신기록, 불혹의 발렌틴 비거리 127m …
지난해 멕시코리그에서 뛴 블라디미르 발렌틴. 사진캡처=블라디미르 발렌틴 SNS

카리브해에 위치한 네덜란드령 큐라소 출신 외야수 블라디미르 발레틴(40)은 홈런으로 일본프로야구에 또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그는 2013년 9월 11일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카프전에서 6회말 시즌 55호 홈런을 때렸다. 1964년 오 사다하루(왕정치·당시 요미우리), 2001년 터피 로즈(긴테쓰), 2002년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에 이어 4번째로 '55홈런' 고지를 밟았다. 122번째 경기에서 일본프로야구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후 3경기에서 침묵하다가 9월 15일 홈에서 한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연달아 일본야구사를 다시 썼다. 1회말 56호 홈런을 쏘아 올려 일본프로야구 최다 홈런, 3회말 57호 홈런을 터트려 이승엽을 넘어 아시아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어 10월 4일 한신전에서 시즌 60번째 홈런을 때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60홈런'에 도달한 건 발렌틴이 유일하다.

발렌틴은 2013년 네덜란드 대표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해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부상으로 2군에서 개막을 맞았다. 그는 정규시즌 13번째 경기부터 출전해 130경기에서 60홈런을 때렸다.

야쿠르트 팀 후배인 무라카미 무네타카(24)가 2022년 무섭게 홈런을 몰아치면서 60홈런까지 바라봤다. 그러나 시즌 후반 들어 중압감 때문인지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시즌 최종전에서 56호를 쳐 천신만고 끝에 일본인 최다 홈런 기록을 수립했다.

무라카미는 2018년 야쿠르트에 입단해 발렌틴과 2시즌을 함께 했다.

발렌틴은 시애틀 매리너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2011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첫해부터 폭발했다. 2011~2013년 3년 연속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야쿠르트 소속으로 9시즌 동안 8차례 30홈런을 넘었다. 2018년엔 131타점을 올려 이 부문 1위를 했다.

2021년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한 발렌틴은 두 시즌 동안 13홈런을 치고 일본을 떠났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301홈런을 남겼다.

불혹이 된 발렌틴이 건재를 알렸다.

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캐리비안시리즈 파나마전에서 호쾌한 홈런포를 가동했다. 일본 언론애 따르면 6번-지명타자로 나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바깥쪽 코스 공을 때려 왼쪽 펜스 너머로 보냈다. 비거리 127m 좌월 1점 홈런으로 쳤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4타수 3안타.

발렌틴은 앞서 2일 열린 멕시코전에서 우월 1점 홈런을 때렸다. 이번 시리즈 2경기에서 8타수 5안타, 타율 6할2푼5리, 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발렌틴은 2022년 멕시코리그로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해 3월 열린 WBC에 네덜란드대표로 출전하면서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4경기에서 11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대회 종료 후 은퇴 선언을 철회하고 선수로 계속 뛰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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