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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성폭행 혐의 홈런왕' 영입한 소프트뱅크, 회장까지 사과했지만 싸늘한 팬심

나유리 기자

입력 2023-12-23 22:25

수정 2023-12-2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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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성폭행 혐의 홈런왕' 영입한 소프트뱅크, 회장까지 사과했지만 싸늘…
야마카와 호타카. 사진=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성추문을 일으켰던 홈런 타자를 거액을 주고 영입했다. 회장까지 나서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FA 내야수 야마카와 호타카(32)를 영입했다.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10시즌간 팀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장한 야마카와다. 그는 NPB 통산 218홈런을 친 강타자다. 2018시즌에는 커리어 하이인 47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야마카와는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국가대표로 발탁돼 우승 일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악몽이었다. 지난 5월 한 언론사를 통해 야마카와가 평소 지인으로 지내던 20대 여성이 강제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야마카와도 "관계까 있었던 것은 맞지만 강제로 한 것이 아니라 동의 하에 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야마카와는 이미 결혼해 아내와 딸까지 공개 석상에 여러 차례 동행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혼자가 다른 이성과 성추문을 일으킨 것 자체만으로도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야마카와는 해당 내용을 구단에 알리지 않고 있다가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에야 세이부 구단에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자체 처분으로 야마카와는 사실상 올 시즌을 제대로 뛰지 못했다. 지난 8월 29일 혐의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 되면서 법적 처분은 면하게 됐지만, 그의 올 시즌 1군 경기 출장은 17경기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FA 자격을 채운 야마카와가 선언을 1년 유예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는데, 예상을 깨고 그는 FA 자격을 선언했다. 그리고 세이부 구단과는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않은 채로 한달이 지났고, 소프트뱅크가 그에게 4년 12억엔(약 110억원)에 추가 인센티브 조건까지 더해서 거액의 계약에 성공했다.

야마카와는 지난 19일 소프트뱅크 홈 구장인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미소 한번 지을 수 없이 우울한 인터뷰를 해야 했다. 야마카와는 "결단에 시간이 걸려 죄송하다. 모든 관계자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 것을 거듭 사과드린다"며 사과로 기자 회견을 시작했다.

'산케이스포츠'는 "대형 계약 선수의 입단식인데도 기자회견장은 살벌한 풍경이었다. 야마카와의 사과 직후 현지 방송국의 베테랑 스포츠 아나운서는 함께 자리한 구단 단장에게 '강제 성교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던 야마카와 영입에 대해 우리 지역 언론에서도 비판 댓글이 많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냐'고 따졌다. 단장은 '구단에서도 많은 의견들이 논의를 거듭했다.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우리로서는 종합적으로 판단해 야마카와 선수가 와서 활약할 기회를 갖게 하고 훌륭한 플레이와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본인도 반성하고 있다'고 답변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소프트뱅크 구단은 해당 여성과 야마카와가 합의를 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가장 우려했던 다른 여성 문제가 있을 위험성은 낮다고 판단해 손정의 구단주에게도 허락을 맡았다는 후문이다.

소프트뱅크 왕정치 회장도 최근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반성을 하고 있다. 야구에 대해 진지하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기회가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그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전히 팬들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상당수의 소프트뱅크팬들이 '구단에 진심으로 실망했다', '팬을 그만 두려고 한다', '응원하더라도 예전처럼 기쁘게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직관 가는 횟수가 이전보다 줄어들 것 같다'며 온라인에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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