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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타격왕 안타왕 줄줄이 떠났는데…29년간 주축선수 21명 FA 최다 유출, 그런데도 7번 우승 세이부 DNA

민창기 기자

입력 2023-12-23 11:14

수정 2023-12-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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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타격왕 안타왕 줄줄이 떠났는데…29년간 주축선수 21명 FA 최다…
세이부에서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야마카와. 사진캡처=소프트뱅크 호크스 SNS

2019년 퍼시픽리그 타격왕인 포수 모리 도모야(28). 지난해 11월 말 오릭스 버팔로즈와 4년 20억엔(인센티브 포함·약 183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로 떠난 4번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30) 자리로 들어갔다. 요시다는 메이저리그로 가면서 원 소속팀 오릭스에 포스팅비 1537만5000달러(약 200억원)를 남겼다. 요시다가 모리 영입 비용을 댄 셈이다.



2019년 타율 3할2푼9리 162안타 23홈런 105타점. 포수로는 1965년 노무라 가쓰야 이후 두 번째로 타격왕에 올랐고, 퍼시픽리그 MVP를 수상했다. 그는 2018~2019년, 2021년 '베스트 나인'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2할8푼9리 909안타 102홈런 449타점을 기록 중이던 모리는 이적 첫해부터 이름값,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110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 113안타 18홈런 64타점을 올렸다. 중심타자로 오릭스의 리그 3연패에 공헌했다.

모리는 2014년 세이부 라이온즈의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 선수다.

라쿠텐 이글스 아사무라 히데토(33)는 올시즌 두 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143경기 전 게임에 나가 26홈런(78타점)을 날려, 곤도 겐스케(30·소프트뱅크), 그레고리 폴랑코(32·지바롯데)와 퍼시피리그 홈런 공동 1위를 했다. 2020년에 이어 3년 만에 타이틀을 차지했다.

아사무라는 장타력도 좋지만 찬스에 강했다. 2013년(110개)과 2018년(127개), 두 차례 타점 1위를 했다.

2018년 시즌 종료 후 라쿠텐으로 이적했다. 4년 20억엔에 FA 계약을 했다. 이적 첫해 33홈런을 치고, 두 번째 시즌에 32개를 때려 홈런왕에 올랐다.

4년간 110홈런 349타점. 4시즌 동안 꾸준히 잘했다. 지난겨울 4년 20억엔에 재계약했다. 그는 올해 까자 통산 1845안타 283홈런 1072타점을 올렸다.

아사무라는 2009년 세이부 선수로 데뷔했다. 그해 신인 드래프트 3순위 지명으로 입단했다.

모리와 아사무라는 세이부의 중심타자 출신이다. 세이부에서 성장해 일본프로야구 최고 선수가 됐다. FA 조건을 갖추자 최고 대우로 이적했다. 세이부는 이들을 지킬 수 없었다.

이번 겨울에 또 한 명의 강력한 4번 타자가 떠났다. 세 차례 홈런왕에 올랐던 야마카와 호타카(32)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FA 계약했다. 4년 12억엔에 사인했다.

내야수인 야마카와는 2014년 2순위 지명으로 세이부 선수가 됐다. 프로 5년차, 2018년 47홈런을 치고 첫 홈런왕에 올랐다. 2019년 43개, 2022년 41개를 때려 타이틀을 추가했다.

지난 3월 일본대표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했다. 타격 부진으로 주전 1루수를 오카모토 가즈마(27·요미우리)에게 내줬지만 우승 멤버로 함께 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는데, 잡지를 통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공개됐다. 피해 여성과 합의가 이뤄져 불기소로 마무리 됐으나 파문이 컸다. 세이부 구단은 지난 5월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5월 11일 지바롯데전까지 17경기 출전으로 시즌이 끝났다. 홈런 없이 타율 2할5푼4리 15안타 5타점.

시즌 중에 FA 요건을 채운 야마카와는 세이부의 잔류 요청을 뒤로하고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소프트뱅크와 계약을 확정하고도 곧바로 세이부 구단에 알리지 않아 태도 논란이 있었다.

1993년 일본프로야구에 FA 제도가 도입된 후 세이부 선수 21명이 팀을 떠났다. 야마카와가 FA로 이적한 21번째 선수다. 일본프로야구 12개팀 중 최다 유출이라고 한다.

1995년 에이스 구도 기미야스가 다이에 호크스, 1997년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마쓰이 가즈오는 2003년 시즌 후 메이저리그로 날아갔다. 2011년 일본으로 복귀하면서 세이부가 아닌 라쿠텐과 계약했다.

지난해 6월 메이저리그 도전을 끝내고 히로시마 카프로 간 아키야마 쇼고(35)도 2011년 세이부의 3순위 지명 선수다. 세이부 소속으로 2015년, 2017~2019년 퍼시픽리그 안타 1위, 2017년 타율 1위를 했다.

세이부는 마쓰이 가즈오 감독 첫해인 올시즌에 5위를 했다. 지난해 3위로 가을야구를 했는데, B클래스(6개팀 중 4~6위)로 떨어졌다. 주력 선수가 지속적으로 팀을 떠났지만 지난 29년간 7차례 우승을 했다. 꼴찌는 딱 1번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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