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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팬이기에 당연히 해야죠"…KS MVP가 결혼식 사회를? 역대급 비시즌 살인 일정, 잊지 않은 개막 약속

이종서 기자

입력 2023-12-03 01:04

수정 2023-12-0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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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팬이기에 당연히 해야죠"…KS MVP가 결혼식 사회를? 역대급 비시…
LG 오지환과 아내 김영은씨가 LG팬인 김남현씨의 결혼식 사회를 맡았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우승으로 바쁜 일정에도 팬과의 약속은 '1순위'였다.



지난달 26일 오지환(33·LG 트윈스)은 결혼식장 사회자로 등장했다.

3월30일 KBO 미디어데이. 당시 LG팬 김남현 씨는 우승 공약 요청으로 주장 오지환에게 "올해 말 결혼 예정인데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고 오지환이 MVP면 결혼식 사회를 봐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오지환은 "우승과 관례없이 결혼식 사회를 무조건 보겠다"고 약속했다.

LG는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성공했다. 29년 만에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MVP는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3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3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을 했다.

시즌을 마친 뒤 오지환은 '역대급' 살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오지환은 "이렇게 바쁠 줄 몰랐다. 가족과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바쁘게 인사를 다니고 있다. 그래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었지만, 9개월 전 팬과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오지환은 아내 김영은 씨와 공동으로 결혼식 사회를 봤다. 오지환은 구단을 통해 "미디어데이 때 공약한 통합우승을 이루고, 개인적으로는 MVP를 받고서 팬의 결혼식 사회까지 볼 수 있어 기분 좋게 한 해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정말 기쁘고 팬분의 결혼을 더욱 행복한 마음으로 축하해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1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 오지환은 결혼식 이야기에 "무엇이 이슈가 됐나"라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오지환은 "미디어데이 때 했던 약속이었다. 계속 그 팬과 이야기가 됐고,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정말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결혼식 사회가 어색하지는 않았을까. 오지환은 "(정)주현이 결혼식 때 사회를 보긴 했다. 아내가 아나운서 출신이라서 같이 보자고 했다. 아내가 진행이 더 수월하기 때문"이라며 "소개를 하고 사진을 많이 찍어드렸다"고 이야기했다.

오지환은 "특별한 것인지 모르겠다. 약속한 걸 지켰을 뿐"이라며 "LG팬이었기에 당연히 해드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오지환은 이날 특별한 시계를 공개하기도 했다.

고(故)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라"며 80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전달했다. 그러나 구 전 회장은 시계의 주인을 못 본 채 눈을 감았다.

오지환은 우승 직후 시계에 대해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다. 내가 찰 수 없다. 구단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지환은 우승 축승회에서 시계를 한 번 차본 뒤 구광모 구단주에게 돌려줬다. 구 구단주는 "캡틴의 그 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그 뜻을 담아 '한국시리즈 MVP, 캡틴 오지환'의 이름으로 의미 있게 전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오지환에게는 같은 회사의 시계를 선물했다. 오지환은 "새로 선물 받은 것"이라며 "똑같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구광모) 회장님께서 축승회날 선물로 주셨다. 요즘 시대에 맞는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우승의 순간은 오지환에게 짜릿함으로 남아있다. 오지환은 "우승 순간은 혼자 잠잘 때만 생각한다. 영상을 다시 돌려보면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보고 있다. 그 순간 집중했던 만큼, 내가 한 것보다 다른 선수들과 팬, 더그아웃 분위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우승에만 취해있지는 않았다. 오지환은 "이미 끝난 것이고 29년 만에 우승했지만 우승한 걸로 기분 좋게 마무리하자는 생각"이라며 "과거가 된 것이고 현재가 중요하다.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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