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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그라운드 떠난 2R '꽃미남' 유망주, '소년'으로 나타났다…"새롭게 태어난 느낌"

이종서 기자

입력 2023-11-30 14:54

수정 2023-12-0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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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그라운드 떠난 2R '꽃미남' 유망주, '소년'으로 나타났다…"새…
사진제공=황경태 본인제공

[동숭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입단했던 내야 유망주가 '배우'로서 새롭게 출발했다.



황경태(27)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유망주였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한 그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빠른 발을 갖추고 있어 차세대 두산의 '키스톤 콤비'로 기대를 받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질을 갖추고 있었지만, 두산에서는 쉽사리 기회가 닿지 않았다.

당시 두산에는 김재호 허경민 오재원 등 국가대표급 내야수가 즐비했다. 신인급 내야수가 자리를 꿰차는 게 쉽지 않았다.

첫 해 2경기 출장에 그쳤던 그는 2018년 27경기에 출장했다. 이후 군복무를 마치고 2021년 다시 1군에 올라왔지만, 1경기 출장에 머물렀다.

결국 2022년 시즌 중반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이 전해졌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 팀에 따라서는 충분히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량도 있었다. 구단 관계자들의 아쉬움 가득한 시선이 이어졌다.

당시 황경태는 "너무 지쳐 있던 상태다. 경쟁에 지친 건 아니다. 다만,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상황에서 계속해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라운드를 떠난 황경태는 새로운 진로를 찾아나갔다. 배우의 길을 만났다. 프로야구 선수 시설 수려한 외모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배우로서도 충분히 매력이 있었다. 단역 등을 통해 조금씩 활동 범위를 넓혀가던 그는 연극 '노인과 바다'에 소년 역할로 새 도전을 하게 됐다.

대학로로 XR 스튜디오블루에서 진행 중인 '노인과 바다'는 세계 최초 'XR(확장현실 eXrended Reality)' 연극이다. 3면에 LED 벽과 바닥 LED, 모션 시뮬레이터, 다양한 LED 조명과 특수효과 장비를 활용했다. 2024년 2월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노인 역에 뮤지컬계 대부 남경읍과 함께 '지하철 1호선', '아스달 연대기', '덕혜옹주' 배우 이황의, '정조대왕', '봉오동 전투' 배우 노시홍이 맡았다.

소년 역에는 '코요테 어글리' 이석우, 그룹 태사자 출신 박준석과 함께 황경태가 이름을 올렸다.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와 함께 하는 만큼, '신인 배우' 황경태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됐다. 황경태는 "작품이 너무 좋아서 새롭게 태어난 느낌"이라며 "좋은 선배님과 선생님들과 해서 영광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연기적으로 훌륭한 분을 만나서 좋은 길을 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선수 황경태'가 최고의 유망주였듯, '배우 황경태'도 미래가 기다려지는 배우가 됐다. 한 관계자는 "최근 가장 떠오르고 있는 유망주 배우"라고 칭찬을 했다.

선배 배우들의 극찬도 이어졌다. 배우 이황의는 "습득하는 능력이 빠르고, 연습하는 태도가 굉장히 좋다. 감각도 좋다"라며 "야구 선수로 프로무대에 선다는 건 상위 1%라고 보는데 그렇게 연습하고 보냈던 시절이 있어서 그런지 내공이 확실히 있었다. 한 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황경태는 "나에게는 너무 행운인 기회다. 좋은 작품을 만나 천운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배우 황경태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동숭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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