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류현진 불러낸 '홈런왕' 노시환 '신인왕' 문동주, 두 레전드도 못한 우승…차원이 다른 목표로 간다

민창기 기자

입력 2023-11-28 07:36

수정 2023-11-28 10:30

27일 KBO 시상식에 참석한 한화 노시환(왼쪽)과 문동주. 노시환은 홈런 타점왕에 올랐고, 문동주는 신인상을 받았다. 둘은 나란히 아시안게임, APBC 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지난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엔 한화 이글스 선수가 1명도 없었다. KBO리그 10개팀 중 유일하게 대표팀에 선수를 보내지 못했다. 노시환 문동주 이름이 살짝 거론되긴 했는데 실전력보다 유망주에게 경험을 쌓게 하자는 차원에서 였다. 3년 연속 '꼴찌팀'의 현실이 그랬다.



연령 제한을 두고 대표 선수를 선발한 항저우아시안게임. 한화의 두 기둥 노시환과 문동주가 4번 타자, 결승전 선발 투수로 맹활약을 했다. 4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투-타 두 주축 선수가 유망주를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올라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19일 끝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엔 노시환 문동주에 '고졸 루키' 내야수 문현빈(19)까지 합류했다. 한화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27일 열린 KBO 시상식. 노시환이 홈런(31개) 타점왕(101개)으로 수상대에 올랐다. 24년 만에 탄생한 23세 이하 홈런왕이자, 7년 만에 나온 20대 홈런왕이다.

문동주는 득표율 76.6%, 압도적인 지지 속에 신인왕에 선정됐다. 그는 올해 118⅔이닝을 던지면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지난 4월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시속 160km를 찍었다.

노시환 문동주가 두 레전드를 호출했다.

52번 영구결번 레전드 김태균(41)이 2008년 홈런 1위에 오른 후 15년 만에 이글스 홈런왕이 나왔다. 15년 전 김태균은 31홈런, 92타점,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했다.

문동주는 2006년 류현진(36) 이후 17년 만의 한화 출신 신인왕이다. 17년 전 류현진은 다른 차원에서 온 투수였다. 30경기에서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 204탈삼진을 올렸다. 6차례 완투를 하면서,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를 했다.

최고 타자, 최고 투수로 빛난 두 레전드가 못 이룬 꿈이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

김태균은 한화가 1999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하고 2년 뒤인 2001년 입단했다. 통산 타율 3할2푼, 2209안타를 친 레전드도 우승반지 없이 은퇴했다.

7년간 98승,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한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그가 맹활약한 2006년 한화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패했다.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다.

오랜 암흑기를 거친 한화가 팀 재건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최고 유망주들이 성장해 주축 전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을 확보했다. FA(자유계약선수) 베테랑들을 영입해 힘을 쌓았다. 내년 시즌에 중위권, 이후 상위권을 넘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에는 새 홈구장이 개장한다.

두 레전드도 못 가본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청년 듀오 노시환과 문동주다.

두 선수는 나란히 지난해 부진을 딛고 일어섰다.

노시환은 2022년 6홈런 59타점에 그쳤다. 전년도인 2021년 18홈런 84타점을 올린 4번 타자가 주춤했다. 잔부상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지난 겨울부터 독하게 마음을 다잡고 준비해 KBO리그 최고 타자로 올라섰다.

투수 전체 1순위 지명으로 입단한 문동주. 첫해부터 부상으로 고전했다. 지난해 5월 10일 LG 트윈스전에 첫 등판해 1이닝을 못 채우고 강판됐다. ⅔이닝 4실점. 28⅔이닝만 던지고 데뷔 시즌을 마쳤다. 프로 2년 차에 비로소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성공적 시즌과 두차례의 국제대회 속에 포텐을 터뜨리며 만개한 2023시즌. 지금부터는 노시환 문동주의 시간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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