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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현장]시즌 끝나자 다음 시즌 시작…'최원호 키즈' 윤대경 "내년에는 타이트한 상황에서 던지고 싶어"

민창기 기자

입력 2023-11-21 13:41

수정 2023-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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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끝나자 다음 시즌 시작…'최원호 키즈' 윤대경 "내년에는 타이트한 …
부상 후 직구 구위가 떨어진 윤대경은 "체인지업으로 버텼다"고 했다. 그는 시즌이 끝난 직후 곧바로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서산=민창기 기자

1m79, 81kg. 프로필에 적혀 있는 숫자보다 더 일반인에 가까운 체형이다. 곱상하면서 핸섬한 얼굴을 보면 20대 초반 청년의 모습이 스쳐간다. 본인 스스로 투수로서 좋은 체격 조건이 아니라고 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시속 150km 불같은 강속구도 없다. 그런데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는 프로에서 11년을 버텼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시작해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한화 이글스에서 1군 선수가 됐다.



20일 충남 서산 한화 2군 구장에서 마주한 윤대경(29)은 최근 2주간 공을 던지지 않았다고 했다. 11월 마무리 훈련 막바지, 휴식조차 내년 시즌 준비의 일환이다.

"(다른 투수에 비해)왜소한 체형이다 보니 타고난 선수들에 비해 스태미나가 부족하다. 그 친구들이랑 똑같이 훈련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비시즌 기간,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부터 몸을 끌어올려야 마음이 편하다."

시즌이 끝나면 바로 다음 시즌 시즌이다. 내년이면 서른이 되는 우완 투수 윤대경에게 비시즌은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팀이 바닥으로 떨어진 지난 시즌 전반기, 윤대경은 선발 투수로 사실상 에이스 역할까지 했다. 본업인 구원 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어깨 통증이 찾아왔다. 팔꿈치가 안 좋았던 적은 있었지만 어깨는 처음이었다.

윤대경은 "페이스가 좋았는데 어깨 통증 때문에 흐름이 끊겼다. 아프고나서 많이 만족스럽게 던진 경기가 없었다. 많이 아쉬웠다"고 했다. 잠시 전력에서 빠져있다가 복귀했으나 직구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시즌 중이라 재정비할 시간이 없었다.

떨어진 직구 구위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나마 괜찮았던 체인지업 위주로 버텼다"고 했다.

올 시즌 47경기에 나가 47⅔이닝을 던졌다. 지난해보다 30이닝 가까이 줄었다. 5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2.45.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수치로는 그렇다. 그러나 윤대경은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했다.

"평균자책점이 나쁘지 않은데, 솔직히 영양가가 떨어진다. 타자로 치면 중요한 승부처가 아니라 경기가 넘어간 다음에 얻은 성적이라고 할까. 약간 그런 느낌이다."

내년이면 서른살, 중고참이다. 좋은 신인들이 들어오고 성장하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매년 경쟁력을 증명해야할 나이다.

윤대경은 강재민(26)과 함께 '최원호 키즈'로 불린다. 2020년 6월, 2군을 지휘하던 최원호 감독이 1군 감독대행이 됐다. 2군에 있다가 최 감독과 비슷한 시기에 1군에 올라왔다.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윤대경은 "그때 계속 내보내 주셔서 1군에 적응할 수 있었다. 감독님 덕분에 1군에서 경쟁할 수 있는 투수가 됐다"고 했다.

"내년에는 타이트하게 지고 있거나, 동점 상황에 나가 필승조나 마무리 투수에게 이어지는 역할을 하고 싶다. 멀리 있는 목표보다 당장 가능한 것부터 생각하려고 한다."

내년 시즌 윤대경이 궁금하다.

서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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