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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쉬었는데도...' PS 7경기만에 지쳤나. PO 2차전 NC 모습이 보였다. 이강철도 인정한 "쉰팀이 유리"[잠실 초점]

권인하 기자

입력 2023-11-09 07:53

수정 2023-11-0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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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쉬었는데도...' PS 7경기만에 지쳤나. PO 2차전 NC 모습…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 2차전. 8회말 1사 2루 LG 박동원이 역전 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08/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3주 휴식을 했는데도 7경기만에 지쳤나.



KT 위즈에겐 충격적인 역전패다. KT가 2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1회에 4점을 냈으나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하고 1점씩 내주더니 8회에 역전 홈런을 맞고 전날 역전패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에게 세이브를 주고 패했다. 상대의 기를 살려주는 패배였다. 문제는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라는 점이다.

KT는 8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4-0으로 앞섰다가 4대5로 역전패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동안 무실점 피칭을 해온 손동현-박영현 필승조가 무너지고 말았다.

손동현은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전경기 등판을 했다. 플레이오프 5경기 7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시리즈 MVP에 올랐다. 그리고 7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7,8회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박영현도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에 등판해 5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고, 1차전 9회말 등판해 삼자범퇴로 첫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기록했었다.

그랬던 둘이 하루만에 무너졌다. 손동현은 4-2로 앞선 7회말 등판해 2아웃을 잘 잡았지만 불안했다. 9번 신민재를 유격수앞 땅볼, 1번 홍창기를 2루수앞 땅볼로 잡았는데 둘 다 정타로 잘 맞힌 안타성 타구였다. 그리고 2번 박해민에겐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허용.

불안함을 느낀 이강철 감독이 곧바로 박영현을 투입했다.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김현수가 박영현의 145㎞의 직구를 제대로 때렸고 빠르게 1루 선상을 타고 간 공은 1루수 박병호를 지나 외야로 빠져나갔다. 박해민이 홈을 밟아 4-3.

8회말 결국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박영현은 선두 오지환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잘 잡아놓고 볼 4개를 연속 던져 볼넷을 허용했다. 문보경에겐 희생번트. 1사 2루서 박동원과의 승부. 초구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밀려 들어갔고 올시즌 20홈런을 친 박동원이 이를 놓치지 않고 역전 좌월 투런포로 만들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난공불락이었던 '현 듀오'가 처음으로 실점을 한 날이었다.

타자들도 결과적으로 LG 마운드에 갈수록 막혔다. 1회초 4점을 뽑은 뒤 2회초 1사후 9번 조용호가 좌중간 2루타를 치고 3루까지 달리다가 아웃된 것이 뼈아팠다. 4회초엔 안타 2개와 볼넷으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1번 김상수와 2번 황재균이 차례로 LG 김진성에게 우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초 2사후 볼넷과 안타로 1,2루의 찬스를 또 잡았지만 1차전의 히어로 문상철이 LG 유영찬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후 KT 타자들은 유영진에게 7회까지 모두 잡혔고 8회엔 함덕주, 9회엔 고우석에게 삼자범퇴로 끝났다. 6회부터는 아무도 출루를 하지 못했다.

KT와 NC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떠올랐다. 당시 NC가 3대2로 승리를 했는데 NC는 3회초에 1점을 뽑아 3-0을 만든 이후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그리고 KT는 당시 선발 신민혁에게 단 1안타로 고전하다가 7회부터 공격이 터졌고, 8회에 2점을 뽑아 1점차로 추격했다. 9회엔 무사 1,3루-2사 만루의 득점 찬스가 이어졌으나 끝내 득점하지 못하고 패했다. 그러나 NC 타자들이 후반에 타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데다 불펜 투수들도 구위가 약해보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한 NC가 플레이오프 2차전이 딱 6경기째였다. NC는 정규리그 때 두산, SSG와 치열한 3위 싸움을 했기 때문에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을 한 셈이었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그리고 NC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0-3으로 졌고, 4차전엔 2대11로 졌다. 4차전 8회에 2점을 낼 때까지 22이닝 무득점을 기록하기도. 그리고 5차전엔 KT에 2대3으로 역전패하며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 뒤 3연패로 탈락했다. 체력적인 부분이 컸다.

이강철 감독도 플레이오프를 돌아보며 "결과적으로 보면 길게 끌고가면 기다리는 팀이 확실히 유리한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이번 한국시리즈도 가면 갈수록 쉰 팀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그래서 빨리 끝내고 싶긴 한데 저 팀이 워낙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래도 3주를 쉬고 플레이오프에 돌입해 한국시리즈 에 온 KT는 NC와는 다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 후반에 보여준 KT 선수들의 모습은 NC 선수들과 비슷해 보였다.

이 감독은 2차전 후 "손동현은 조금 지친 모습 보여서 빠르게 교체했다"면서 "결과가 안좋았지만 그동안 좋았으니까 내일 하루 쉬고 나면 괜찮을 것"이라고 여전한 믿음을 드러냈다.

일시적인 피로일까 아니면 플레이오프 5차전의 후유증일까. 한국시리즈 3차전은 KT에겐 포스트시즌 8번째 경기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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