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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눈 뜬 방망이, 내야 멀티 수비, 몸 사리지 않는 허슬...'마산 김하성'의 탄생

김용 기자

입력 2023-10-27 12:25

수정 2023-10-27 13:06

완전히 눈 뜬 방망이, 내야 멀티 수비, 몸 사리지 않는 허슬...'마산…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SSG와 NC의 준PO 3차전. 1회말 2사 1루 NC 서호철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0.25/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NC의 너무나 큰 수확, '마산 김하성'의 탄생.



NC 다이노스의 가을야구 기세가 심상치 않다. 사실 KIA 타이거즈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를 모두 지며 3위를 할 수 있는 걸 4위로 마쳤다. 팀 분위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얘기가 들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이스 페디는 KIA전 투구를 하다 타구에 맞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올 수 없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5위 두산 베어스의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전망했다.

하지만 NC는 두산과의 1차전에서 14대9로 대승하며 살아났다. 그 중심에는 서호철이 있었다. 초반 상대에 실점을 하며 끌려갔다. KIA전 때문에 팀이 망가진 게 맞구나라는 얘기가 나올 때 즈음이었다. 서호철의 방망이가 벼락같이 돌아갔고, 역전 만루포가 터졌다. 이 한 방으로 NC의 분위기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 1경기로 '전국구 스타'가 된 서호철. 그의 방망이는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식지 않았다. 3경기 10타수 4안타 3타점 타율 4할을 찍었다. 중요한 1차전 9회초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친 게 하이라이트였다. 25일 3차전도 멀티히트였다.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가 다가오는데, 이제 팀의 간판인 손아섭-박민우-박건우보다 서호철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더 기대가 될 지경이다. 그만큼 자신감 넘치고, 확실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호철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팀 사정상 육성 선수로 전환됐다. 2020년 정식 선수가 됐다. 그리고 상무에 입대했는데, 상무에서의 군 생활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2021 시즌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왕이 되며 주목을 받은 것이다.

2022 시즌 복귀해 큰 기대를 받았다. 당시 NC는 코로나19 음주 파문으로 박민우, 박석민 등이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이동욱 감독은 박민우가 오기 전까지 서호철을 2루에 박아놓고 기회를 줬다. 하지만 서호철은 너무나 큰 압박감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는 당시를 돌이키며 "매일 라인업에 포함되며, 내가 경기에 나가도 되는 건지 혼란이 왔다"고 털어놨다. 잘해보기 위해 기술적 변화를 가져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2022 시즌은 실패. 하지만 시즌 후 질롱코리아에 합류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거기서 좋았던 시절의 감을 잡고, 1군 경험을 통해 어떻게 접목을 시켜야 할 지 완성시켰다. 그렇게 2023 시즌 114안타를 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가을야구에서 야구에 완전히 눈을 뜬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큰 경기를 통해 감을 잡는 선수들은, 야구 실력이 한 번에 확 는다고 한다. 강인권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기에, 이번 가을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좋은 활약을 펼칠 모습이 기대된다.

박민우가 2루를 지키고 있어 이번 시즌 주로 3루에서 뛰었다. 하지만 2루 수비도 나쁘지 않다. 1루와 유격수 포지션 출전 경험도 있다. 그야말로 내야 멀티 플레이어다. 여기에 경기마다 보여주는 허슬플레이는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을 떠올리게 한다. 올 가을 더욱 날카로워진 그의 방망이를 보면 '마산 김하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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