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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승 or 4승1패&롤렉스?' 출산휴가도 반납하고 5년간 68승한 외인 투수의 진심. "4연승이 좋다"[이천 인터뷰]

권인하 기자

입력 2023-10-20 00:44

수정 2023-10-2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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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승 or 4승1패&롤렉스?' 출산휴가도 반납하고 5년간 68승한 외인…
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KT 경기. 7회 홍창기의 호수비에 두 팔을 번쩍 들어보이는 LG 선발 켈리.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06/

[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는 2021년 9월 아내가 미국에서 아들을 낳았을 때 당시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팀을 위해 미국으로 출산휴가를 가지 않고 팀을 위해 등판을 해 화제가 됐다. 대부분 외국인 선수는 가족을 위해 출산 휴가를 떠나지만 켈리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다"며 기꺼이 팀에 남았다.



그랬던 그가 KBO리그 5년째 드디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우천 등의 영향 없이 정상적으로 포스트시즌이 진행된다면 켈리는 11월 7일 잠실구장 마운드에 서게 된다.

그동안 꾸준히 포스트시즌에서 던졌던 켈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항상 에이스의 피칭을 선보였다. 켈리는 "이맘 때 항상 포스트시즌 경기에 돌입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바로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지 않고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굉장히 좋다"면서 "한국시리즈를 위한 휴식기가 모든 선수들에게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1차전 등판에 대해 묻자 켈리는 "일단 정규시즌 때 했던 스케줄 대로 운동을 하며 준비를 할 예정이다. 시즌이 끝난 뒤 조금 쉬었고 이제 다시 체력과 근력을 단계별로 쌓아가고 있다"면서 "그동안 한국시리즈에서 던지고 싶은 마음을 말해왔고, 드디어 던지게 됐다.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시리즈에서 잘 던지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성원도 굉장히 기대된다. 그날이 굉장히 특별할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1차전 선발이 부담되지 않을까. 켈리는 "부담이 없지는 않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하는게 목표이니 당연히 부담은 있다"면서도 "그 부담이 항상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게 작용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담이 있으니 조금 더 집중하고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MVP에게 줄 롤렉스 시계가 29년간 준비돼 있다는 것을 켈리 역시 알고 있었다. 1차전과 5차전에 완봉승을 거두면 MVP가 돼 롤렉스 시계를 받을 수도 있겠다고 하자 웃음. 4연승과 4승1패와 MVP 중 어느 것을 고르겠냐고 묻자 켈리는 조금도 망설임없이 4연승을 골랐다.

켈리는 "내가 시계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가 아니라 다른 동료가 받더라도 롤렉스 시계를 받는다는 것은 우리팀이 우승을 했다는 것이니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누가 받아도 상관이 없다"면서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한국시리즈가 절대로 그렇게 흘러가기 쉽지 않다. 4승 무패가 좋다. 부담이 없어질테니까"라며 빨리 우승을 결정짓고 싶다고 했다.

사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자칫 한국시리즈 무대를 보지 못할 뻔도 했다. 부진한 모습을 보여 교체 얘기까지 나왔던 켈리였다. 전반기 18경기서 6승5패 평균자책점 4.44로 부진했던 켈리는 후반기에선 12경기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았다. 10승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켈리는 "초반에 내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공을 던지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한달 한달 던지면서 성적이 좋아졌다. 결과적으로 평균자책점은 좀 높아졌지만 이닝 수나 퀄리티스타트 등은 예년과 비슷했다"라고 자평했다.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우승은 고등학교 때와 더블A 시절 때의 두번 뿐이라고. 켈리는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고 굉장히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우승을 기대했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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