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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포기론' 모락모락, "오타니, 타격 집중한다면 엄청날 것" NYT...이에 동조한 투수 있다

노재형 기자

입력 2023-10-01 14:56

수정 2023-10-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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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포기론' 모락모락, "오타니, 타격 집중한다면 엄청날 것" NYT.…
오타니 쇼헤이가 타자에만 집중하면 지금보다 훨씬 경이로운 기록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는 올해 생애 두 번째 MVP가 유력하다. 관심은 2021년 시즌처럼 만장일치 여부에 쏠릴 뿐, 2년 만에 아메리칸리그(AL) MVP는 사실상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 마감했지만, 투타 성적이 2년 전에 못지 않으며 AL에는 오타니에 견줄 만한 슈퍼스타가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 말고는 딱히 없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올해 타자로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497타스 151안타), 44홈런, 95타점, 102득점, 장타율 0.645, OPS 1.066을 기록했다. 장타율과 OPS는 양 리그 1위이고, 홈런은 AL 1위다. 홈런 타이틀도 사실상 결정됐다. 투수로는 23경기에 나가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을 올렸다. bWAR은 10.0, fWAR은 9.0으로 각각 전체 1위다.

이런 오타니를 향해 동료 메이저리거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거들의 메이저리거다.

뉴욕 타임스(NYT)가 1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의 올시즌을 결산하는 기사를 실었다. 제목은 '오타니 쇼헤이의 불가능하고 독보적이며 씁쓸한 시즌'이다. 부제로 '올해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개인 성과로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시즌을 우리가 또 볼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지난 7월 28일 오타니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9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빅리그 첫 완투승을 거두고, 2차전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린 게 올시즌 하이라이트로 불린다. 메이저리그 더블헤더 역사상 한 경기에서는 완투, 또 다른 경기에서 2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역대 가장 찬란한 투타 겸업의 본보기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3루수 매니 마차도는 NYT에 "우리 야구 선수들의 일생 동안 그 같은 일을 본 적이 없다. 그가 처음 여기에 왔을 때 그게 가능할 것이라고 난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틀렸다는 걸 증명해냈다"고 했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삼진 3개를 당하고도 공격적인 스윙을 하는데 대해 신시내티 레즈 1루수 조이 보토는 "(파워히팅에)올인하니 120마일의 속도로 날아가는 490피트짜리 홈런이 나오는 것이다. 삼진과 홈런이라는 서로 대립되는 요소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가 항상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설명했다.

오타니가 2018년 입단할 때 에인절스 타격코치였던 앤드류 베일리 샌프란시스코 코치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된다는 것, 좋은 메이저리거가 된다는 것이 오타니에게는 충분하지 않다. 글자 그대로 그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한다"며 오타니의 정신자세를 언급했다.

NYT는 '오타니가 비시즌 때 워싱턴주 켄트에 있는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을 찾는 것은 투수와 타자들을 위한 데이터 지향적인 야구 수행 훈련 때문이다. 해당 시설에서 오타니는 최고 구속과 타구속도를 기록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에인절스 시절 오타니 동료였던 샌프란시스코 투수 알렉스 콥은 "그는 모든 기록을 원했다. 그는 그가 깰 수 있는 세계기록이 뭔 지 진심으로 알고 싶어했다"면서 "그가 그렇게 말하는 건 자랑이 아니었다. 그저 호기심, 궁금증이었다. 그건 '내가 마음만 먹으면 아마 기록을 깰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느낌이었다"고 했다.

NYT는 '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다음 날 오타니는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115마일짜리 2루타를 터뜨렸다. 그가 2루에 안착하자 시티필드에 모인 모든 팬들이 그에게 함성을 쏟아냈다. 그들은 메츠 팬이면서 야구팬들이었다. 그들은 올시즌을 목격하는 특권을 누렸고, (부상으로 인해)얼마나 무상했는지를 이해했다'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전반기를 마칠 때 역대 최고의 시즌, 구체적으로는 50홈런-200탈삼진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양 리그 통합 홈런왕은 물론 투수로는 사이영상에 도전할 만한 피칭을 이어갔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팔에 이상이 생기면서 투수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지난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해 2회 투구 도중 팔꿈치 피로를 호소하며 자진강판한 그는 UCL(내측측부인대) 파열 진단에 따라 한 달 뒤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타자로 출전을 이어가다 9월 5일 복사근 부상을 입어 열흘 넘게 결장한 그는 팔꿈치 수술과 함께 시즌을 공식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오타니가 타격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어 주목을 끈다.

탬파베이 레이스 투수 피트 페어뱅크스는 "투타겸업이 얼마나 힘든 일이고, 얼마나 피로가 극한으로 쌓이는 지를 감안하면,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고사하고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초인적인 조직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면서 "난 그게 위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가 한 가지만 집중한다면 얼마나 더 잘 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투수로는 나이 서른을 넘기면 하락세가 뚜렷해지니,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에는 마운드에 서지 못하는 오타니가 타격에만 집중하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NYT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건 빨라야 2025년 4월이다. 그의 나이 31세가 되는데, 투수로는 하락세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오타니가 자신의 커리어 후반에 타격에만 집중한다면 타자로서 무엇을 해낼 지 정말 궁금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는 지난달 초 "오타니는 복귀해서 투타 겸업을 지속한다는 생각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오타니는 자유의 몸이 된다. FA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노리고 있다. ESPN은 오타니의 유력 행선지를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예측했다. 10년 계약이라면 최소 5억달러 이상, 2~3년 단기계약이라면 평균 연봉 6000만~7000만달러 계약이 전망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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