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뒤집었던 물금고, 기적은 계속된다! 창단 8년만의 첫 청룡기 결승 진출…'7회 7득점+1학년 조동휘 7이닝 역투' [청룡기리뷰]

김영록 기자

입력 2023-07-25 14:42

수정 2023-07-25 19:57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물금고와 경기상고의 4강전. 7회초 2사 만루 물금고 공민서가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25/

[목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고교야구 '역전의 명수'가 탄생했다. 창단 첫 전국대회 4강의 감격을 뒤로 하고 청룡기 결승 무대까지 올라섰다. 투구수 제한으로 원투펀치가 모두 봉인됐지만, 물금고의 태풍은 막을 수 없었다.



물금고는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준결승에서 경기상고에 13대5 역전승을 거뒀다. 2-3으로 뒤지던 7회초, 13명의 타자가 7득점 빅이닝을 연출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남 양산의 물금고는 2015년 창단한 신생팀이다. 경기상고는 1963년 첫 창단됐던 야구부가 두 차례 해체를 거쳐 2019년 재창단됐다.

두 팀 공히 창단 이래 첫 전국대회 4강의 경사를 맞아 양교 선수 부모님은 물론 동문회와 지역 체육회까지 총출동, 여름 날씨보다 더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물금고의 종전 전국대회 최고 성적은 2020년 협회장기(현 이마트배) 8강. 올해는 다르다. 창단 최초 주말리그(전반기) 우승에 이어 청룡기 결승 진출까지 이뤄냈다.

과정도 드라마틱하다. 마산고와의 16강전에서 3회까지 1-11로 뒤지던 경기를 14-12로 뒤집었다. 마산고는 강승영 물금고 감독의 모교이자 그가 10년간 코치로 일했던 팀이다.

8강에서는 3년 연속 청룡기 결승 진출을 꿈꾸던 전통 강호 충암고를 잡았다. 7-3으로 앞서다 7-7 동점이 됐지만,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는 행운이 따랐다. 다음날 서스펜디드 경기에 에이스 서보한이 출격, 11-9로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원투펀치' 서보한과 배강현이 모두 투구수 제한에 걸려 8강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3학년 문동우가 선발 출격했지만, 1회말 잇따라 2루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위기에서 영웅이 나타났다. 1학년 투수 조동휘다.

조동휘는 지난 마산고전에서 5회 등판, 5이닝 무실점으로 경기 막판까지 책임지며 대역전극을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1m70 작은키의 사이드암이 고교야구 공식전 첫 등판에서 '일'을 냈던 것.

이날도 1회 2사에 등판, 또다시 마지막에 몰린 마운드를 책임지게 됐다. 하지만 조동휘는 8회 2사까지 고교야구 제한투구수 105구를 꽉 채우며 7이닝 4실점(2자책)으로 역투, 또한번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상고 역시 마운드의 핵심 정세영과 임진묵이 앞서 대구상원고와의 8강전에서 투구수 제한에 걸려 이날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상고는 3학년 황재현이 3이닝, 정승윤이 3⅓이닝을 던졌다. 두 투수가 내려간 뒤가 문제였다.

초반은 일진일퇴였다. 물금고가 1회초 김기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자 경기상고도 1회말 한지윤의 1타점 2루타로 반격했다. 물금고는 3회초 고동재의 1타점 2루타로 앞서갔지만, 3회말 다시 한지윤의 적시타로 동점이 됐다.

그 사이 물금고는 찬스마다 3번의 병살타가 나오며 흔들리는 듯 했다. 5회말에는 안타에 이은 실책으로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고, 다음 타자의 병살타 ?? 3루주자가 홈을 밟아 역전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기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물금고는 7회초 강도경의 안타, 고승현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4번타자 김기환이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동점타를 때려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고동재 이승주의 연속 적시타, 이재환의 밀어내기 사구, 공민서의 적시타, 상대 투수의 폭투가 줄줄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추가 6득점, 9-3까지 내달렸다.

물금고는 8회초에도 추가 3득점, 12-3으로 앞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청룡기 대회 규정상 콜드게임(5~6회 10점, 7~8회 7점)이 적용되는 건 8강전까지다. 4강전과 결승에는 콜드게임이 없다.

경기상고는 8회말 2점을 추격했고, 7명의 투수에 이어 2학년 내야수 추세연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끝까지 열정을 불살랐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청룡기 5할타자(17타수 10안타)' 리드오프 공민서가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김기환(4타수 2안타 2타점) 고동재(5타수 3안타 2타점)도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공교롭게도 '초짜' 물금고의 청룡기 결승전 상대는 '야구 명문' 장충고-경북고의 승자다. 제 78회 청룡기 결승전은 오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목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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