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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LG가 우승한다" 부담을 확신으로 바꿀 모멘텀, 그게 염경엽인가 [개막 특집 파워 50인 설문]

민창기 기자

입력 2023-03-29 22:18

수정 2023-03-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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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LG가 우승한다" 부담을 확신으로 바꿀 모멘텀, 그게 염경엽인가…
염경엽 LG 감독이 27일 열린 SSG와 시범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손에 닿을 듯 닿을 듯 발돋움을 하다가도 '한뼘'이 부족해 주저앉았다. 팬들의 가슴을 세차게 뛰게 해놓고, 설렘을 실망으로 바꿔놓았다. 퍼즐 조각 하나가 빠진 것처럼, 꼭 숨어있던 빈틈이 드러났다. 오랫동안 'LG 야구'가 그랬다.



1994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29년 세월이 무심히 흘렀다. 이 기간에 삼성 라이온즈는 7번, 두산 베어스는 5번 우승했다. 뒤늦게 출발한 신생팀 '막내' NC 다이노스, KT 위즈까지 정상에 올랐다.

'무적의 LG 트윈스'는 29년 염원을 풀 수 있을까. 현장의 야구인 다수가 '올해는 LG 트윈스가 우승한다'고 말한다. 스포츠조선이 2023년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단장, 감독, 운영팀장, 선수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결과가 그렇다.

'올해 우승팀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45명(소속팀 제외) 중 29명이 LG를 가리켰다. 응답자의 64.4%가 트윈스를 '원톱'으로 꼽았다. KT 위즈(8명), SSG 랜더스(7명), 키움 히어로즈(6명)가 뒤를 따랐다. 4개팀 모두 지난해 1~4위로 가을야구를 했다.

나머지 팀과 LG를 구분짓는 차별화 지점, 두터운 선수층 '뎁스'다. 팀당 144경기, 페넌트레이스에선 결국 주전급 선수가 많은 팀, 주전에 가까운 백업이 좋은 팀이 이긴다. 특히 팀 전력의 핵인 투수들이 좋다.

한 선수 출신 단장은 "선발진과 확실한 중간계투조, 마무리까지 투수진이 가장 잘 짜여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발, 중간투수진이 타 팀에 비해 뛰어나다. 선수단 뎁스가 좋아 장기 레이스에 유리하다", "지난해 전력을 유지하면 우승이다"고 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케이시 켈리(34), 아담 플럿코(32)가 건재하다. 넘치는 선발 후보군에서 이민호(22) 김윤식(23) 강효종(21)이 3~5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부쩍 성장한 젊은 투수들이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다. 정우영 이정용 고우석 등으로 구성된 중간, 마무리도 10개 구단 최강전력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실패한 경험까지 귀한 자산이다. LG는 최근 4년간 가을야구를 했다. 지난 시즌엔 페넌트레이스 2위를 하고도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한 베테랑 선수는 "LG는 그동안 꾸준히 성적을 내면서 가을야구를 했다. 이런 경험이 우승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에 대한 평가도 높다. 한 구단 프런트는 "안정적인 전력을 갖췄는데 코치진도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했다.

최근 정규시즌를 보면,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1~2위가 2,3경기차로 결정됐다. 가장 중요한 가을야구 승부도 작은 차이로 승패가 갈린다. 염경엽 감독은 이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지도자다. 그는 널리 알려진대로 '디테일'에 강한 경험많은 승부사다.

보통 우승 후보로 지목되면 부담스러워 하는데, 올해는 다른 분위기다. 사령탑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대놓고 "올해는 우승한다"고 이야기한다. '부담감'을 '자신감'으로 치환했다.

출발부터 완벽한 팀은 없다. 불투명한 요소가 있다. FA(자유계약선수)로 떠난 4번 타자 채은성, 포수 유강남 공백을 잘 메워야 한다. 국내 선발이 좋아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시범경기에선 인상적인 활약을 못 보여줬다. 물론, 이런 위험요소까지 덮어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

2021년 우승팀 KT가 두번째로 꼽힌 이유, LG와 비슷하다. 두 외국인 투수가 든든하고 세명의 국내 선발투수가 좋다.

"국내 선발진, 외국인 선수 구성 등 전력이 좋다", "다른 팀과 비교해보면 투수력이 가장 좋다"는 대답이 있었다. 한 선수 출신 단장은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37)가 건재하고, 강백호(24)가 반등할 조짐이 보인다. 주 권(28)과 김민수(31)가 빠지는 시즌 초를 잘 극복한다면 우승이 가능하다"고 했다.

2022년 우승팀 SSG. 지난 시즌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혔다.

랜더스를 꼽은 야구인들은 "지난 시즌 전력이 그대로인데 부진했던 문승원(34), 박종훈(32)까지 가세해 더 강해졌다", "SK 시절부터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우승을 경험했다. 구단주의 관심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했다.

이정후가 올 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로 떠나는 히어로즈. 올해를 우승의 호기로 보고 있다. 히어로즈의 우승을 점친 야구인들은 "투타 최고인 안우진(24)과 이정후(25)가 있는 팀이다. 검증된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34)가 건재하고,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27)까지 좋다.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해 우승까지 할 수 있는 전력이 됐다"고 밝혔다.

2023년 시즌이 이번 주말 출발한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오는 11월 중순 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들춰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자, 이제 시작이다.

"플레이, 볼!"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개막 특집 파워 50인 설문=2023시즌 우승팀은?

1위=LG=29명

2위=KT=8명

3위=SSG=7명

4위=히어로즈=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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