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세리머니 주루사’ 트라우마? 타임 요청하고도 2루 베이스 못 떠난 외국인 타자 [고척 현장]

정재근 기자

입력 2023-03-25 21:45

수정 2023-03-26 08:01

more
‘세리머니 주루사’ 트라우마? 타임 요청하고도 2루 베이스 못 떠난 외국…
타임 요청 후 베이스를 벗어난 오스틴. 러셀이 접근하자 뒤로 발을 뻗어 2루 베이스를 다시 밟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전투력 넘치는 푸른 눈의 외국인 타자가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넜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범경기.

LG 외국인타자 오스틴 딘이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키움 선발투수 장재영의 151km 초구를 밀어 쳐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성큼성큼 달려 여유 있게 2루 베이스에 도착한 오스틴이 심판을 향해 타임을 요청한 후 보호장구를 건네기 위해 베이스를 벗어났다.

그런데 이 선수, 뒤에도 눈이 달렸다. 우익수의 송구를 받은 키움 유격수 러셀이 자신의 뒤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자 재빠르게 오른발을 뒤로 뻗어 다시 2루 베이스를 밟았다.

평소였다면 나오지 않았을 장면이거나 관심도 못 받았을 모습. 그런데 러셀이 의도했고, 오스틴이 눈치챈 이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그 장면이 떠올랐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가 세리머니를 하다 뒤에서 태그아웃당한 젊은 태극전사의 흑역사다.



러셀이 태연하게 공을 투수에게 던지는 사이, 오스틴 딘은 2루 베이스를 꾹 밟은 채 심판을 보며 다시 한번 타임을 받아들인 게 맞는지 확인했다. 심판의 끄덕임에 같이 고개를 끄덕인 후에야 오스틴은 2루 베이스에서 발을 뗐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할 때가 있다. 러셀의 익살스러운 웃음에 오스틴도 환한 미소로 화답하며 경기가 다시 시작됐다.



이날 경기는 LG가 이재원의 투런포와 송찬의의 솔로포 포함 11안타를 몰아치며 8대1로 승리했다. 마운드에선 켈리가 5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23일 KT전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때려낸 오스틴은 이날 2타수 1안타로 타율을 0.240까지 끌어올렸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