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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박병호 처럼…' 이강철 매직, 상처받은 왕조유격수 김상수 깨울까

정현석 기자

입력 2022-11-26 03:21

수정 2022-11-2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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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박병호 처럼…' 이강철 매직, 상처받은 왕조유격수 김상수 깨울…
2015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27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넥센 박병호가 삼성 김상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7/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해 바꿈을 사흘 앞둔 지난해 12월29일.



깜짝 뉴스가 전해졌다. 현역 최고의 슬러거 박병호(36)가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통합 우승팀 KT 위즈로 팀을 옮겼다.

지난해까지 통산 327개의 홈런을 터뜨린 국민거포. 3년간 최대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의 FA 계약이었다. 2020년, 2021년, 두 시즌 연속 살짝 페이스가 떨어졌던 모습과 22억5000만원의 보상금으로 인해 몸이 무거웠던 터.

하지만 KT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가 충분히 홈런킹의 모습을 되찾을 거란 확신을 했다.

실제 박병호는 35홈런으로 3년 만에 홈런왕에 복귀했다. 시즌 막판 부상으로 한달 여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넉넉하게 타이틀을 지킬 만큼 압도적이었다.

이강철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부활의 밑거름이 됐다. 믿음을 줬고, 편안하게 해줬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KT유니폼을 입은 박병호에게 이 감독은 첫 마디는 "홈런은 작년 만큼(20개)만 쳐주면 된다"였다. 시즌 초 많은 삼진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따로 불러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타석에서 시원하게 배트를 돌리고 나오라"고 독려했다.

편안한 분위기와 자존심을 세워주자 박병호는 무섭게 살아났다. 영양가 만점의 클러치 홈런포를 펑펑 터뜨리며 완벽 부활과 함께 KT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로부터 1년 후, 이강철 감독은 삼성 왕조 유격수 김상수(32)를 FA시장에서 품었다.

김상수는 지난 24일 KT와 4년 최대 29억원(계약금 8억원·연봉 15억원·옵션 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부터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경북고 출신의 천재 유격수이자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

삼성 아닌 다른 팀을 생각해보지 않은 '푸른피의 적통'이었던 김상수가 이강철 감독의 "함께 잘 해보자"는 진심 어린 권유에 마음을 움직였다.

박병호도 사실상 친정팀인 히어로즈를 무거운 마음으로 떠났다. 이강철 감독의 넉넉한 품에 안겨 부활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김상수 차례다. 그 역시 복잡한 마음으로 대구를 떠났다. 살짝 마음의 상처도 있었다.

그 아쉬운 마음이 고스란히 새 출발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된다.

이미 지난해 후반기 2할9푼의 타율로 상승세를 타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8월 이후 3년 만에 유격수로 복귀한 뒤 3할2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활발한 모습을 되찾았다.

KT가 유격수와 2루수로서의 다양한 쓰임새에 주목한 이유다.

김상수 입단 확정으로 "한 시름 놓았다"며 크게 반가워한 이강철 감독은 "이 감독은 "내년시즌 당연히 주전 유격수다. 관리를 해주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큰 기대감을 표했다.

김상수도 1년 전 박병호 선배의 KT 이적 후 부활을 긍정적 선례로 삼아 새 출발에 대한 마음을 다잡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의 상처 받은 마음을 보듬고, 자존심을 세워 긍정적 기운을 북돋워 주는 이강철 매직이 김상수를 변화시킬 차례다. 독기 품은 김상수가 왕조시절의 넘치는 에너지를 수원에서 마음껏 뿜어낼 지 주목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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