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 김서현(18)은 이날 관중석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경기고-유신고 간의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을 지켜보기 위한 것. 하루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충암고와의 16강전에서 5⅓이닝 7안타 2볼넷(1사구) 6탈삼진 3실점(2자책점) 호투하고도 1대5로 패해 탈락한 그에겐 다른 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건 적잖이 속쓰린 일. 김서현은 "양팀에 아는 친구, 후배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서현은 자신이 왜 '고교 최대어' 타이틀을 달고 있는지 증명했다. 155㎞ 직구 뿐만 아니라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특히 타원형 테의 안경을 쓰고 힘차게 공을 뿌리는 모습은 '원조 안경에이스'로 꼽히는 고 최동원 전 한화 감독을 떠올리게 했다.
2023 KBO 신인 드래프트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서현의 이름은 더욱 뜨겁게 거론되고 있다. 야구계에선 김서현과 또 다른 최대어 심준석(18·덕수고)이 과연 어느 팀 지명을 받을지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진출을 선언했던 심준석의 드래프트 참가 여부가 변수. 1라운드 첫 번째 순번인 한화 이글스의 선택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