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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선발들 이렇게 잘할 줄 몰랐지? 문승원 불펜 결단 이유

나유리 기자

입력 2022-06-27 13:00

수정 2022-06-27 14:00

대체 선발들 이렇게 잘할 줄 몰랐지? 문승원 불펜 결단 이유
문승원.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예상하지 못했던 대체 선발 투수들의 반전. SSG 랜더스의 결단은 어떤 효과를 불러 올까.



김원형 SSG 감독은 최근 문승원의 불펜 활용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숙고해왔던 부분이다. 고민의 시작은 문승원과 박종훈의 동시 복귀 가능성이 있었던 시즌초였다.

지난해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던 두 사람은 올 시즌 비슷한 시기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됐었다. 둘 다 포지션은 선발 투수.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선발진 빈 자리를 채워주던 투수들이 기대를 뛰어 넘는 활약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SSG의 확정된 선발 투수는 외국인 투수 2명(윌머 폰트, 이반 노바)과 김광현이었다. 나머지 2자리는 원래대로라면 문승원, 박종훈이 채워주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대체 선수들로 로테이션을 꾸려나가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대체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주고 있다. '영건' 오원석은 물론이고, 마운드 보충을 위해 영입한 노경은과 불펜 활용이 유력했으나 김광현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개막 첫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던 이태양까지. 연달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아쉽게도 노경은은 4월 28일 투구 도중 타구에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맞아 골절상을 당하면서 이탈했지만, 오원석과 이태양은 지금도 선발 로테이션의 든든한 한 축이다. 오히려 노바가 가장 부진해 1-2군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다 보니, 코칭스태프는 문승원이 돌아올 경우 불펜으로 기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금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문승원과 박종훈 둘 다 선발로 복귀할 경우, 안정적이던 분위기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투구 스타일상 언더핸드인 박종훈보다는 문승원이 조금 더 불펜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박종훈이 실전 투구를 앞두고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복귀 시점이 늦춰졌지만, 김원형 감독의 결단은 흔들리지 않았다. 문승원을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선발 투수로서의 복귀를 준비해온 선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는 있지만, 일단 당장의 활용도는 불펜이다. 현재 퓨처스리그에 규칙적으로 등판 중인 문승원은 7월초 1군 복귀가 유력하다.

여기에 손가락 부상을 털고 돌아오는 노경은도 곧 복귀하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는 여전히 빈 자리가 없다. 이태양, 오원석이 워낙 잘 던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계산이 가능했던 이유다.

확실히 보강이 필요한 포인트는 선발보다 불펜이다. SSG가 최근 4연승을 달리기는 했지만, 6월 들어 불펜이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시즌 초반 마무리였던 김택형과 현재 마무리인 서진용도 무너지는 경기가 있었다. SSG의 6월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6.07로 리그 최하위다. 약점으로 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좋은 구위와 힘을 가지고 있는 문승원이 불펜으로 후반기에 힘을 보탠다면, SSG가 우승으로 가는 길도 한층 순탄해 질 수 있다. 불펜이 안정될 수록 팀의 전체적인 피로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문승원은 2018년 SK가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당시,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와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필승조로 등판해 인상적인 파워 피칭을 선보인 기억을 가지고 있다.

SSG가 대권 도전을 위한 진짜 승부수를 띄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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