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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생각 안했다"...'현역병' 출신 손주영, 투수가 돼 돌아왔다[잠실히어로]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8-29 20:28

수정 2021-08-29 21:15

"상무 생각 안했다"...'현역병' 출신 손주영, 투수가 돼 돌아왔다
LG 손주영이 데뷔 첫 승 공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G 트윈스에 또 한 명의 영건 선발이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역병' 출신 LG 좌완 손주영(23)이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토종 선발투수의 탄생을 알렸다.

손주영은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한 홈경기에서 6이닝 1안타 2볼넷 2실점하는 호투를 펼쳤다. LG가 11대2로 대승해 손주영이 승리투수가 됐다. 2017년 입단한 손주영은 데뷔 5년 만에 첫 퀄리티스타트 및 첫 승을 달성했다.

LG는 올림픽 브레이크 때 서건창을 영입하기 위해 주축 선발 정찬헌을 키움에 내줘 눈길을 끌었는데, 손주영이란 젊은 선발 자원을 믿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1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7개, 볼 24개로 이상적인 배합을 나타냈다. 특히 땅볼 유도가 탁월했다. 아웃카운트 18개 가운데 땅볼이 11개였고, 뜬공 2개, 삼진 5개였다. 손주영은 1,2회 11점을 뽑은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을 안고 여유있게 이닝을 끌고 나갔다.

손주영은 1회부터 4회 1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로 잠재웠다.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없었다. 이른 카운트에서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하는 공격적인 피칭이 주효했다. 좌우타자 가릴 것 없이 140㎞대 초중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범타를 유도했다.

손주영은 4회 1사후 김혜성에게 볼넷, 송성문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2실점했다. 송성문에게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2구째 130㎞ 슬라이더를 가운데 높은 코스로 던지다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을 내줬다. 그러나 이후에도 흔들림은 없었다. 후속 두 타자를 잡고 4회를 마친 손주영은 5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넘긴 뒤 6회 역시 볼넷 1개를 허용하고 땅볼 3개로 이닝을 틀어막으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손주영은 2017년 입단해 2018년까지 두 시즌을 1,2군을 오르내리며 보냈다. 유망주로 각광받았지만, 보완할 것이 많았다. 2018년말 현역으로 군입대해 지난해 7월 제대한 그는 올시즌 팀에 합류했다. 전반기에 2군서 8경기에 나가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3을 올리며 선발 요원으로 성장세를 밟은 손주영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경기 후 손주영은 "앞서 두 경기를 던지면서 1회를 어렵게 해서 '1회부터 집중하자. 공격적으로 투구하자'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며 "초반 대량득점으로 기분이 들떴는데 억제하려고 노력했다. 0-0이라 생각하고 던지라고 코치님이 말해줘서 좀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손주영은 이어 "2018년 6월 NC전에서 점수를 많이 줬다. 샤워하면서 이러다간 안될 것 같아 군대를 가기로 마음 먹었다. 상무는 생각 안 했다. 구단서 권유했지만, 구속과 밸런스 안나오는데 현역으로 가서 건강해져서 오자는 마인드였다"면서 "저녁, 점심 시간날 때마다 웨이트하면서 근력 운동을 했고, 달리기와 축구, 복근 운동을 열심히 했다"며 성장 스토리를 들려줬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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