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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내린 결단…두산 'KS 히어로'에게 주어진 기회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6-23 22:32

수정 2021-06-24 07:10

감독이 내린 결단…두산 'KS 히어로'에게 주어진 기회
19일 수원 KT위즈파크, 두산과 KT의 경기. 6회 김민규가 투구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5.19/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금 정비가 어딨겠어요. 안좋으면 뚝딱뚝딱 바꿔야죠." 김태형 감독이 웃었다.



두산 베어스는 23일 투수 곽 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오랜 재활을 거쳐 올 시즌 야심차게 복귀했던 곽 빈에게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곽 빈은 7경기에 선발로 나와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 그리고 공이 가진 힘은 여전히 좋은 투수다. 하지만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으면서 경기가 더 풀리지 않았고, 최근에는 무너지는 경향이 늘어났다. 결국 상대적으로 마음이 더 편한 2군에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돌아오라는 주문이 붙었다.

두산은 최근 4~5선발 자리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시즌 초반 구상과는 조금 달라졌다. 유희관과 이영하가 로테이션을 채워주길 고대했지만, 두 사람 모두 부침을 겪었다. 이영하는 한달 가까이 2군에 내려왔다 돌아왔고 유희관은 아직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이영하도 돌아왔지만 여전히 기복이 있다. 흔들리는 곽 빈과 이영하. 때문에 두산이 4~5선발을 재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고민하던 김태형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영하에게는 신뢰를, 곽 빈에게는 시간을, 그리고 김민규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22일 키움전에서 4⅓이닝 5안타 1탈삼진 5볼넷 3실점을 기록한 이영하를 두고, 김 감독은 "이기고 있으니까 빨리 잡고 싶어서 마음이 너무 급한 게 보이더라. 뒷다리가 따라 나오면서 막 급한 게 보였다. 앞으로 좋아질 거라고 보고, 본인이 계속 책임감을 가지고 그 자리를 해야 한다. 기다려주는 게 맞는 것 같다. 마운드에서 멘털적인 부분은 이제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감쌌다.

곽 빈이 빠지면서 남은 선발 자리는 김민규에게 주어졌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4차전 데일리 MVP이자 한국시리즈 '히어로'로 급부상했던 투수다. 한국시리즈 2차전 천금 세이브(⅔이닝 무실점)에 이어 4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해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던 김민규는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아쉽게 팀내 선발 경쟁에서 밀리며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만큼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다. 1~2군을 오르내렸던 그는 지난 20일 KT 위즈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결과는 5⅓이닝 3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 승리는 하지 못했지만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투구였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의 향후 역할에 대해 장담하지 않았지만, 고민 끝에 당분간 선발 자리를 맡기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팀이 위기 상황일 수록 '히어로'가 필요하다. 특히 지금 두산에는 더더욱 중심을 잡아줄 선발 투수가 나타나줘야 한다. 1~3선발에 쏠린 하중을 분배할 필요가 있다. 20대 젊은 투수들의 건강한 경쟁이 기대만큼의 결과까지 만들어내야 하는 이유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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