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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두산의 설렘, 김동주 이후 얼마만인가...오른손 거포 탄생 기대감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6-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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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설렘, 김동주 이후 얼마만인가...오른손 거포 탄생 기대감
2021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1,2루 두산 양석환이 스리런포를 날리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6.22/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두산 베어스 오른손 타자가 홈런 '톱10'에 이름을 올린 건 2017년 닉 에반스가 마지막이다. 에반스는 그해 27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9위에 올랐다. 에반스 이전에는 2011년 김동주가 17홈런으로 역시 공동 9위였다. 두산은 김동주 이후 오른손 거포가 사실상 소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은 1998~2000년 타이론 우즈, 김동주, 심정수가 '우동수 트리오'로 사랑받던 시절이 있었다. 최강 오른손 중심타선이었다. 이후 두산엔 이렇다 할 오른손 홈런타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두산을 대표하는 거포는 좌타자 김재환이다. 김현수와 오재일도 두산 소속으로 홈런 톱10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는데, 둘 역시 좌타자다. 지난해 33홈런을 치고, 올시즌 17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인 우타자 양의지는 두산을 떠난 뒤 묵직한 거포가 됐다. 오른손 홈런타자는 지금 두산에겐 그리움이다.

이런 두산 타선에 모처럼 오른손 거포가 탄생할 조짐이다. 이적생 양석환이 6월 들어 폭발적인 장타력을 선보이며 홈런타자 반열로 올라서고 있다. 양석환은 22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회말 쐐기 3점홈런을 포함해 5타점을 올리며 대승을 이끌었다. 홈런 15개로 이 부문 공동 4위. 홈런왕 경쟁권이다.

6월 들어서만 6홈런과 14타점을 보탰다. 스윙은 파워풀해지고 득점권에선 더욱 과감해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양석환이 4월 한 달간 3홈런, 18타점을 올릴 당시 "그 정도만 해주면 충분하다. 치고 싶은대로 쳤으면 한다"며 응원을 보내줬다. 시즌을 앞두고 양석환을 트레이드로 데려올 때는 "오른손 1루수를 바랐는데, 우리 라인업에 우타자 양석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 오재일의 FA 이적으로 생긴 1루 공백을 오른손 타자 양석환이 채워줄 것이란 기대였다.

이날 경기 후 양석환은 "첫 3경기에서 못했을 때 감독님이 '잘 떨어지는 변화구를 누가 치겠냐. 네가 잘 할 수 있는 거를 하라'고 하셨다"면서 "난 투볼, 스리볼에서 치는 걸 좋아하는데 감독님도 과감하게 치라고 하셨다. 그런 볼카운트에서는 미묘한 상황이라는 게 있는데, 감독님은 확신을 주셨다"고 밝혔다. 이적 후 금세 적응할 수 있게 해준 최고의 지원자가 김 감독이었다는 얘기다.

양석환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홈런 33~34개, 타점 96~97개를 올릴 수 있다. 홈런과 타점서 커리어 하이가 가능하다. 사실 양석환은 숨어있던 거포다. 2018년 140경기에서 22홈런, 82타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그러나 홈런타자들 간에도 서열이 있다. 양석환은 '포텐'을 터뜨리는 단계까지 왔다.

물론 양석환이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냐는 데는 이론이 있다. 양석환은 "득점권에서 스리볼이면 더욱 과감하게 친다. (1루 수비를 볼 때)상대 선수와 얘기해 보면 엄청 앞에 놓고 친다고 하더라. 난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보여지는 것 같다"며 자신의 성향을 설명했다. 삼진이 많고 맞으면 크게 넘어가는 거포 스타일에 가깝다는 얘기다. 실제 양석환은 65삼진으로 이 부문서 3번째로 많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김 감독이 응원하는 만큼 삼진이 많은 건 흠이 될 수 없다. 공격적인 배팅으로 자주 담장을 넘기는 게 두산에서 할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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