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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날아서 타구 잡고, 철망에 얼굴 찍은 나지완이 없었다면...[결정적순간]

정재근 기자

입력 2021-04-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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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날아서 타구 잡고, 철망에 얼굴 찍은 나지완이 없었다면...
팀을 구해낸 호수비 후 철망에 얼굴을 박은 나지완. 몸은 아팠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광주=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야구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두 번 놀랐다. 나비처럼 날아 팔을 쭉 뻗으며 타구를 잡는 모습에 한번 놀라고, 쿠션이 아닌 철망에 얼굴을 세게 부딪힌 장면에 또 놀랐다. 나지완의 이 슈퍼 캐치가 없었다면 KIA의 끝내기 승리도 없었을지 모른다.





1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4연패에 빠진 KIA를 구해줄 에이스 브룩스가 선발로 나섰다. 팀타율 1위(0.316)의 롯데를 상대로 6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타선에선 최원준이 힘을 냈다. 1회 2사 후 최형우의 볼넷과 나지완의 안타로 만든 찬스. 5번 타순으로 자리를 옮긴 최원준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2루주자 최형우를 불러들였다.

4회 한 점을 더 뽑은 KIA의 아슬아슬한 2-0 리드 속에 7회부터 박준표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마차도와 김재유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한 후 안치홍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 10회초 무사 롯데 전준우의 타구가 좌측 외야 깊숙한 곳으로 쭉쭉 뻗어갔다. KIA 좌익수 나지완이 뒤로 달려갔지만 잡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꼭 잡고야 말겠다는 캡틴의 투혼이 발휘됐다. 사력을 다해 달려간 나지완이 마지막 순간에 점프하며 팔을 쭉 뻗어 글러브를 내밀었다. 공이 쏙 들어갔다.

관성을 이기지 못한 나지완은 그대로 외야 펜스에 부딪혔다. 그런데 펜스가 쿠션이 아닌 불펜 앞 철망이다. 얼굴을 그대로 박은 나지완은 쓰러져 나뒹굴면서도 공을 놓치지 않았다. 전준우의 2루타를 삭제하는 결정적 호수비였다.



캡틴의 투혼을 최원준이 이어받았다. 12회말 1사 1, 2루의 끝내기 찬스. 김민식 타석에서 2루주자 최원준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기습 도루로 3루를 훔쳤다. 김민식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달린 최원준이 끝내기 득점에 성공했다. 공격의 시작과 끝을 최원준이 장식했다.



치열했던 12회 연장 승부. 나지완의 몸 사리지 않은 호수비가 KIA의 4연패 탈출을 끌어냈다. 나지완은 캡틴의 책임을 다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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