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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한화 감독 후보' 수베로는 누구? LAD 젠슨을 투수로 만든 남자

김영록 기자

입력 2020-11-27 04:56

수정 2020-11-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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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감독 후보' 수베로는 누구? LAD 젠슨을 투수로 만든 남자
카를로스 수베로.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마이너리그 감독 경력 15년, 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 현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



2021년 한화 이글스 사령탑이 유력한 카를로스 수베로의 주요 경력이다. 2019년 베네수엘라 대표팀을 맡아 프리미어12에 출전했고, 개최된다면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대표팀 감독으로 나설 예정이었다.

수베로가 한화 사령탑을 맡을 경우 제리 로이스터, 트레이 힐만, 맷 윌리엄스에 이은 KBO리그 4번째 외국인 감독이 된다. 하지만 선수 시절 수퍼스타이자 감독상까지 받은 윌리엄스는 물론,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감독 대행을 지냈던 로이스터나 눈에 띄지 않는 선수 시절을 보낸 뒤 미국-일본 프로야구 감독을 역임한 힐만에 비해 수베로의 경력은 비교적 초라한 편. 1990년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입단한 이래 5년간 메이저의 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콜업되지 못한 채 은퇴했다.

'젊은팀'이라는 비전을 겨냥하며 대규모 선수단 개편을 마친 한화가 외국인 감독으로 수베로를 주목한 이유는 뭘까. 우선 수베로는 1972년생으로, 박찬혁 신임 대표, 정민철 단장과 동갑내기다. 48세에 불과한 젊은 지도자다. 한화는 마이너리그 사령탑을 15년간 지내면서 선수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수베로의 능력을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이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고 밀워키 브루어스 빅리그팀으로 승격, 4년간 메이저팀 코치를 지낸 인물이다. 밀워키 단장보좌역으로 활동중인 한화 외국인 선수 출신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조언이 있었을 가능성도 높다.

수베로는 2009년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팀에 있을 당시 '포수' 켄리 잰슨과 '3루수' 페드로 바에즈에게 투수 전향을 권한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잰슨은 '앉아쏴'로 2루를 향해 일직선 송구를 꽂아넣는 강력한 어깨와 더불어 실망스런 타격 능력의 소유자였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당시 잰슨은 포수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하지만 수베로는 잰슨과 바에즈의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그를 엄격하게 다그친 끝에 기어코 투수로 바꿔놓았다.

이후 잰슨과 바에즈는 다저스 불펜의 중심 축으로 활약해왔다. 잰슨은 2010년 첫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이후 2020년까지 11년간 33승 12패 39홀드 312세이브를 거뒀다. 통산 632경기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이 2.39에 불과하다. 바에즈는 2014년 빅리그에 콜업, 총 337경기에 출전해 21승 15패 94홀드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올해 숙원이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함께 맛봤다.

수베로는 2014년 LG 트윈스에서 뛴 외국인 선수 조쉬 벨의 트레이드에도 관여했다. 수베로는 당시 마이너리거였던 벨의 잠재력을 묻는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에게 낮은 평가를 전달했고, 벨은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벨은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며 KBO와 멕시칸리그를 전전한 끝에 은퇴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국내 감독 후보들과의 면접을 마친 뒤 지난 21일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출국, 수베로와 대면 면접을 치른 뒤 26일 귀국했다. 귀국 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감수해야하는 상황임에도 단장이 직접 나선 것은 한화가 수베로와의 면담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한화 측은 "외국인 감독 및 선수 후보들을 두루 만나는 일정이었다"며 "수베로 감독은 사령탑 최종 후보 3인에 포함됐다"고만 답했다.

한화 측은 지난 6월 8일 최원호 감독 대행 선임 이후 6개월 가까이 미뤄온 감독 선임 작업을 조만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 단장은 자가격리 중임에도 FA와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할 입장이다.

앞서 한화는 '영구결번' 장종훈-송진우 코치를 비롯해 총 9명의 코치에 작별을 고했다. 스토브기간 한화의 '영입 1호'는 조성환 코치였다. 수베로 감독은 적어도 수석 코치 등 1명 이상의 코치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단장은 나머지 코치진 보강에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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