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에 선 건 역시 2001년년생 소형준(KT 위즈)이다.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고졸 신인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소형준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운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제치고 선발로 낙점됐다. 이강철 KT 감독의 믿음에 100% 부응했다. 6⅔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다. 지난 4차전에서도 3일밖에 쉬지 못하고 투입됐지만, 2⅓이닝 1안타(1홈런)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두산 최주환에게 홈런을 맞은 것이 '옥에 티'였다.
2020시즌 신인왕 수상이 확실시 되는 소형준에 이어 강심장을 보여준 건 1999년생 김민규(두산 베어스)였다. 김민규는 그야말로 김태형 두산 감독의 히든카드였다. LG 트윈스와의 준PO에 투입되지 않았지만, PO부터 적극 활용됐다. 지난 10일 KT와의 PO 2차전에서 구원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지난 13일 PO 4차전에서도 구원등판, 4⅔이닝 동안 1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김민규의 임팩트는 한국시리즈에서 더 강렬했다. 지난 18일 NC와의 시리즈 2차전에서 절체절명의 순간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가치를 더 끌어올렸다. 당시 5-1로 앞선 9회 말 NC가 한 점차까지 맹추격한 뒤 1사 1, 2루 상황에서 이영하 대신 마운드에 올라 박민우를 삼진, 이명기를 1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지난 21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기도.
세 명의 영건들의 평균나이는 스무살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충돌한 송명기와 김민규는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선발 매치업 4위에 해당할 만큼 기록적이었다. 이들은 150km를 던지거나 가까운 직구를 던지고 다양한 변화구도 장착하고 있다. 여기에 젊은 패기와 승부욕이 돋보인다. 소형준은 플레이오프 탈락 이후 펑펑 눈물을 쏟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