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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롯데 스토브리그 결말은 '용두사미', 2020 성적표 'F학점'

박상경 기자

입력 2020-10-27 01:55

수정 2020-10-27 05:30

롯데 스토브리그 결말은 '용두사미', 2020 성적표 'F학점'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드라마와 현실은 달랐다.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낸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기대는 컸다. 그러나 차디찬 현실과 마주했을 뿐이다. 단순한 5강행 실패가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의 결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더 뼈아프다.

지난해 롯데 스토브리그 출발점은 2차 드래프트였다. 당시 롯데는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외야수 최민재(26)를 영입했다. 포수 보강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였지만 1라운드 뒤 2, 3라운드를 패스하는 파격적 행보를 펼쳤다. 기존 멤버였던 투수 홍성민, 내야수 채태인은 각각 NC 다이노스와 SK의 품에 안겼다.

이튿날 롯데는 한화 이글스와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투수 장시환, 포수 김현우를 내주고 포수 지성준(26), 내야수 김주현(27)을 데려왔다. 선발 자원인 장시환을 내주고 즉시 전력감 포수를 데려왔다는 점에서 트레이드를 주도한 성민규 단장을 향한 찬사가 이어졌다. 이후 롯데는 SK, LG에서 각각 방출 통보를 받은 신동훈(26)과 장원삼(37)을 데려왔다. 기존 FA인 전준우(34) 고효준(37)을 잡은 뒤엔 KIA에서 뛰던 안치홍(30)과 2+2년 최대 56억원 계약을 맺으면서 기대치를 최고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시즌 초반엔 키움에 내야수 전병우, 좌완 차재용을 내주고 외야수 추재현을 데려왔다.

시즌 종료를 앞둔 현재 성적표는 초라하다. 최민재 김주현 신동훈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 중 가장 기대가 컸던 최민재는 퓨처스(2군)리그 타율 2할8푼(207타수 58안타), 홈런 없이 22타점에 출루율 3할5푼2리, 장타율 3할3푼8리를 기록했으나 1군 외야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엔 부족한 모습이었다.

지성준은 정보근이 급성 장염 증세로 인한 코로나 특별 규정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올랐던 3일간 1군 무대에 오른 게 전부. 이후 부적절한 사생활이 드러나면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올 시즌을 사실상 마감하는 최악의 결과에 그쳤다. 두 명의 선수를 내주고 데려온 추재현은 5월 한 달간 13경기서 타율 1할2푼5리(24타수 3안타)에 그친 뒤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선발 예비 전력으로 확보한 장원삼은 13경기서 34이닝을 던져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68을 기록했다.

26일까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FA 안치홍 한 명 뿐이다. 120경기 타율 2할8푼6리(405타수 116안타), 7홈런 53타점, 출루율 3할5푼, 장타율 4할7리로 수치상 기록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2할8푼8리에 불과했고, 실책도 13개를 기록했다. KIA 시절인 지난해부터 이어진 하강 곡선이 올해도 계속된 모양새. 초반 2년간 보장 21억원, 최대 26억원이라는 몸값을 고려할 때 '투자 대비 효율'을 떠올릴 만하다.

롯데는 지난 8일 9명의 선수를 방출하면서 선수단 재편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올 시즌을 마친 뒤에도 계산기를 바쁘게 두들기면서 새판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년 전과 비슷한 흥행몰이를 할지, 또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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