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시즌 간의 '에이스 갈증'을 완벽하게 해소했다. 조쉬 린드블럼이 떠난 2018~2019시즌 롯데는 여러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장수 외인' 브룩스 레일리가 버티고 있었고, 펠릭스 듀브론트와 제이크 톰슨, 브록 다익손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듀브론트와 톰슨은 중도 퇴출됐고, 지난해 톰슨에 이어 대체 선수로 데려온 다익손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레일리가 그나마 제 몫을 했지만,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바통을 이어 받은 스트레일리가 두 자릿수 승수와 독보적인 탈삼진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에이스 고민'은 눈 녹듯 사라졌다. 스트레일리는 경기 외적으로도 포수 김준태와 내야수 딕슨 마차도를 응원하기 위한 티셔츠 제작,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일명 짝짝이(클래퍼), 징을 사비를 털어 구입하는 등 적응 면에서도 '100점'을 받으며 롯데 팬들을 미소짓게 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양측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롯데는 스트레일리와의 재계약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빅리그 재도전'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스트레일리의 마음을 어떻게 붙잡을 지가 과제. 그러나 코로나 시대로 축소된 메이저리그의 현실 속에서 KBO리그에서 기량을 입증한 스트레일리가 '안정'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롯데가 잔여 경기 일정 동안 스트레일리에게 휴식을 부여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찌감치 재충전 기회를 부여하고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측면. 최근 5강에서 멀어진 일부 팀들이 주전급 선수들에게 일찌감치 휴식을 부여하는 부분과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시즌 막판까지 중위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순위 구도상 롯데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스트레일리가 18일 NC전에서 11탈삼진을 추가, 시즌 총 196탈삼진으로 200탈삼진 기록에 단 4개 만을 남겨둔 부분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