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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박해민→이성곤→김동엽' 이번엔 이성규, 삼성에 부는 '퓨처스 매직'

정현석 기자

입력 2020-07-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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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이성곤→김동엽' 이번엔 이성규, 삼성에 부는 '퓨처스 매직'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이성규가 5회말 무사 1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7.14/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쯤 되면 '퓨처스리그 매직'이다.



퓨처스리그에 다녀온 또 한명의 타자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삼성의 '미완의 거포' 이성규(27)다.

이성규는 지난달 24일 한화전을 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퓨처스리그에서 17일을 보내고 돌아왔다.

복귀 후 첫 경기였던 14일 대구 KIA전. 9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성규는 결정적 홈런 포함, 2타수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 하며 타선에서 강민호와 함께 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2-0으로 앞선 5회말. 선두 강민호가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1볼에서 보내기 번트 실패. 벤치의 작전이 바뀌었다. 강공 전환. 컨디션 좋은 타자의 현재 상태를 고려한 유연한 임기응변이었다.

이성규는 기다렸다는 듯 KIA 선발 이민호의 3구째 높은 슬라이더를 거침 없이 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아슬아슬 했던 승부의 추를 삼성 쪽으로 가져오는 쐐기 투런포. 장타 한방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이성규의 가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홈런 보다 더 중요했던 건 다른 타석에서의 볼카운트 싸움이었다.

첫 타석 내야안타와 마지막 세번째 타석의 볼넷. 고무적인 모습이었다. 반짝 활약이 아닐 가능성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0-0이던 3회말 1사 1루. 첫 타석에 선 이성규는 이민호와 무려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먹었지만 볼을 고르고, 파울을 내며 버텼다. 결국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당겨 3루쪽 강습 내야안타로 찬스를 연결,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KIA 배터리는 이성규에게 9개의 공 모두를 변화구로 던졌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두루 섞었다. 단 하나의 패스트볼도 없었다. 예전 같으면 헛스윙 삼진이 될 만한 유인구도 거뜬히 참아냈다. 애매한 공은 커트해냈다.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KIA 투수 김현수와 풀카운트 7구 승부 끝에 커브 유인구를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좀처럼 볼넷이 없는 공격적인 타자. 특히 홈런 직후 타석에서 변화구를 차분하게 골라낸 볼넷이라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2군에 다녀온 뒤 미세하게 달라진 모습이 있다.

기존의 상체 위주가 아닌 하체를 활용한 회전력 강화였다. 키킹 후 왼 다리를 미리 찍어 공을 더 오래 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과거 처럼 유인구에 쉽게 당하지 않은 비결이었다.

그러다보니 허리 회전도 더 강해졌다. 정확한 컨택트와 강한 타구가 나올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의 변화. 앞으로 더 큰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성규는 복귀전 활약 이후 유인구 대처에 대한 변화를 묻는 질문에 "타구를 가운데 방향으로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체로 덮어치는 타격이 아닌 하체 회전력을 통한 결대로 이어지는 스윙. 이성규의 지향점이다.

시즌 초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던 박해민은 퓨처스리그에 다녀온 뒤 1할대 타율을 3할대로 끌어올렸다. '미완의 대기'였던 이성곤도 퓨처스리그에 다녀온 뒤 팀의 주포로 거듭나고 있다. 김동엽도 퓨처스리그에 다녀온 뒤 15경기에서 0.328의 타율과 10타점으로 활약중이다.

이번에는 이성규 차례다. 0.198의 타율로 1군에 돌아온 이성규.

복귀 후 첫 경기 맹활약으로 시즌 타율을 0.217로 끌어올렸다. 달라진 그는 얼마나 평균 수치를 끌어올릴까. 한방이 있는 그가 꾸준한 출전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본격적인 여름 승부를 앞둔 삼성 타선의 파괴력과 밀접한 상관 관계를 보일 지표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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