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감독은 최근 60경기 이후의 변화를 예고했다. 앞선 30경기 이후 타선 구성, 활용에 변화를 줬던 것과 달리 이번엔 마운드에 초점을 맞췄다. 허 감독은 "코치진과 미팅을 했다. 어느 정도의 성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투수운영이나 백업 선수를 기용하는 방식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이기고 있는 상황, 비기고 있는 상황, 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투수 운용이 지금과는 조금 다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허 감독의 구상은 결국 박진형-구승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쪽으로 해석됐다.
박진형과 구승민은 올 시즌 필승조 다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박진형이 25경기 21이닝에서 8홀드(1승2패), 평균자책점 3.86, 구승민이 25경기 28이닝에서 7홀드(3승), 평균자책점 2.57로 선전했다. 구승민이 접전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구위를 보여줬다. 최근 팔꿈치 통증으로 휴식을 취했던 박진형도 11일 사직 두산전에서 2이닝을 책임지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현택과 이인복이 유력한 주자로 분류된다. 오현택은 24경기 16⅓이닝을 던져 박진형, 구승민에 이어 팀내 세 번째로 많은 홀드(5개)를 얻었다. 하지만 5.51의 평균자책점이나 3할3리의 피안타율 모두 완벽한 대안이라고 꼽기는 어려운 지표들이다. 앞서 주로 추격조 역할을 부여 받았던 이인복은 21⅓이닝에서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2.53의 성적을 올렸다. 자신감 있는 구위와 멀티 이닝 소화 능력이 강점. 하지만 1군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접전 상황에서 대부분 마운드에 오르는 필승조의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엔 물음표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