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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프리뷰]'백약 무효' 한화의 운명, 채드벨에 달렸다…상대는 'ERA 0.51' 구창모

김영록 기자

입력 2020-06-06 07:00

수정 2020-06-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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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 무효' 한화의 운명, 채드벨에 달렸다…상대는 'ERA 0.51' …
2020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5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한용덕 감독이 NC 2대 13 대패를 당한후 덕아웃을 빠져나가고 있다. 대전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6.05/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에이스 서폴드도, 한용덕 감독이 직접 나선 배팅 훈련도, 레전드 박찬호의 응원도 한화 이글스의 연패를 끊지 못했다. 타선은 3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이제 기댈 부분은 채드벨의 '신내림' 모드 뿐이다.



채드벨은 올해 KBO리그 2년차 외국인 투수다. 지난해 채드벨의 성적은 11승10패 평균자책점 3.50. 서폴드의 성적(12승11패 평균자책점 3.51)과 거의 같았다.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에 맹활약하며 한화의 희망으로 빛났고, 그 결과 재계약했다는 점도 같다. 차이가 있다면 2경기 차이에 따른 15이닝, 그리고 '기복' 뿐이다.

지난해 한국 적응을 마친 이후 서폴드는 안정감 그 자체였다. 7월 13일 KIA 타이거즈 전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1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QS, 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1~2점 이상은 좀처럼 내주지 않았다. 한화는 8~9월 서폴드 선발 경기에서 7승2패, 서폴드 개인은 6승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서폴드는 개막전 완봉승을 비롯해 5경기 연속 QS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채드벨은 기복이 있었다. 같은 기간 팀 7승1패, 개인 6승1패의 결과는 흡사하다. 하지만 6이닝 무실점 이상의 완벽투로 상대를 압도한 경기가 무려 5번이나 된다. 그중에는 8이닝 무실점도 2차례 있었다. 반면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한 것도 3번이나 된다.

서폴드는 정교한 제구력에 방점이 찍힌 투수인 반면, 채드벨은 다양한 구종에 비해 강력한 직구에 대한 의존도가 큰 선수라는 점이 이 같은 차이를 만든다. 반대로 말하면, '긁히는 날'의 채드벨은 평소의 서폴드보다 더 위력적인 투수라는 뜻이다.

앞서 서폴드는 두 차례 선발로 등판했지만, 한화의 연패를 끊지 못했다. 채드벨은 복귀 첫 경기에서는 3⅓이닝, 두번째 경기에서는 3⅔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도 80개 미만으로 조절했다. 6일 NC 다이노스 전은 채드벨이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뒤 3번째 선발 등판 경기다. '긁힐 때'가 됐다.

마침 한화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다. 전날 패배로 정규시즌 12연패가 됐다. 2013년 김응용 감독 시절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연패(13경기) 타이에는 단 1경기만 남겨뒀다. 2012년 경기를 더한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 연패 타이까지도 2경기 뿐이다.

총체적 난국이다. 연패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이 7.51에 달하는 투수진도 문제지만, 팀 타율 2할2리, OPS(출루율+장타율) 0.565에 그친 타선도 심각하다. 12경기 동안 32득점, 경기당 평균 2.67점에 그쳤다. 5회 이전 리드를 잡아본 적이 없다. 이번주 4경기 모두 상대에게 선취점을 내줬다.

득점 지원이 3점 미만이라면, 결국 3대0으로 승리했던 개막전의 서폴드처럼 선발투수의 미친 활약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언히터블' 수준의 구위를 자랑하던 컨디션 좋은 날의 채드벨을 믿어보는 방법 뿐이다.

문제는 매치업 상대가 너무 좋지 않다는 점. 올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로 발돋움한 구창모다. 구창모는 올시즌 총 5경기에 선발 등판, 35이닝 동안 단 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0.51의 짠물 투구다. '리그 최하위' 한화 타선에겐 크고 높은 벽이다.

한용덕 감독은 연패 탈출을 위해 총력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낮 2시로 예정된 6일 경기를 위해 전날 9회 마운드에 야수 노시환까지 올리며 전력을 최대한 세이브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마무리 정우람의 조기 투입도 고려할만하다.

하지만 채드벨이 구창모와 대등한 선발 싸움을 벌여준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얘기다. 장시환처럼 일찌감치 난타당하고 무너질 경우 불펜의 부담만 커질뿐 이득이 없다. 한화로선 채드벨이 적어도 6회까지 치열한 승부를 유지해줄 것으로 기대해야하는 상황이다.

한화는 5일 연패 탈출을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한용덕 감독은 경기전 20여분에 걸쳐 선수들의 배팅볼을 던져줬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이 도진 이후 약 2년만의 배팅볼 피칭이다. 연습생 출신인 한 감독에겐 한층 각별한 의미가 있다.

메이저리그 레전드이자 한화 대선배인 박찬호도 직접 영상 응원에 나섰다. 박찬호는 "잘했던 기억들을 상기하면서 다시 한번 독수리의 날개를 펴기 바란다. 당신들은 할 수 있다"며 후배들의 용기를 북돋았다. 분위기 쇄신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한화는 단 3안타만 기록하는 빈공 속에 무려 2대13으로 대패했다. 2점도 9회 대타로 나선 최진행의 홈런 한 방이었다. 반면 NC는 장단 17안타를 폭발시키며 한화 마운드를 맹폭했다.

이제 한화가 믿을 구석은 긁힐 때가 된 채드벨의 클래스 뿐이다. 채드벨은 어깨를 짓누르는 막강한 책임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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