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라모스는 1일 기준으로 리그 홈런 단독 1위(10개), 타율 5위(0.375), 타점 공동 4위(21타점), 장타율 1위(0.813), OPS 1위(1.264) 등 주요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냥 성적만 좋은 것이 아니다. 그가 치는 장타에는 영양가가 있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만 4홈런-10타점을 쓸어담으면서 LG의 상승세를 견인 중이다. LG는 1위 NC 다이노스 뒤를 바짝 쫓는 2위로 순항하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라모스의 성공 가능성이 보장됐던 것은 아니다. '반신반의'였다. 계약 시점부터 늦었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페게로 재계약과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을 끝까지 고민하다가 해를 넘겼다. 새로운 선수를 찾기로 결정한 후에도 계약은 녹록치 않았다. 원하는 선수는 있어도 이적료 문제가 크거나, 본인이 한국 무대 도전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계약은 계속해서 미뤄지다가 결국 1월말이 다 되어서야 라모스와 계약하게 됐다. 라모스의 연봉은 인센티브 15만달러 포함 50만달러(약 6억원)로 낮은 편에 해당한다.
하지만 모험을 걸 수 있는 요소가 있었다. 바로 스윙 궤적이다. 라모스는 트리플A에서 뛸 때 2018~2019년 2시즌에 걸쳐 홈런과 장타가 급증했다. 이전 기간과 최근 2년은 전혀 다른 유형의 타자로 뛰었다. 라모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정신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의 동시 발전을 원인으로 꼽았다. 라모스는 "지난 2년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다양한 변화도 줬고, 스윙에도 변화를 줬다. 스스로 성숙한 자세로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홈런이나 장타가 이전보다 많이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류중일 감독도 실제로 라모스의 타격 연습을 보고 "스윙 궤적이 좋다"면서 기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