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기는 경기만 할 수 없다. 때로는 짜릿한 역전승도 필요하다. 그럴 때 요구되는 것이 추격조의 버티기 능력이다. 마운드가 버텨주면 타자들이 힘을 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그러나 2020시즌 KIA의 추격조는 좀처럼 버텨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31일 광주 LG전이 명확한 예다. KIA는 4회까지 4-5, 한 점차로 뒤지고 있었다. 선발 드류 가뇽의 투구수가 많아 5회 투수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는 필승조가 아닌 추격조가 올라왔다. 먼저 홍건희였다. 지난 시즌 대체선발로 경험을 쌓았지만 올 시즌 선발 경쟁에서 밀려 추격조로 보직을 옮긴 홍건희는 이날 ⅔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3실점했다. 5타자를 상대하면서 3루타 1개, 2루타 2개 등 장타를 얻어맞았다. 한 점차였던 승부는 4-8, 4점차로 벌어졌다.
다만 KIA 타선은 빅이닝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4점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다. 전제조건은 마운드가 버텨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추격조 자원인 박진태와 김현준은 LG의 다이나마이트 타선을 잠재우지 못했다. 박진태는 1⅓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3실점, 김현준은 1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박진태의 ERA는 10.50, 김현준의 ERA 17.00으로 실점을 줄일 필요가 있다. 결국 점수차는 더 늘어나 승부의 추는 LG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