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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스케치]'격리 끝' KT 외인 삼총사 웃음만발, 이강철 감독은 웃질 못했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20-04-07 16:45

수정 2020-04-07 17:30

'격리 끝' KT 외인 삼총사 웃음만발, 이강철 감독은 웃질 못했다
◇사진제공=KT 위즈

[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리브레(Libre·자유)! 리브레!(웃음)"



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KT 위즈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2주 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마친 뒤 선수단에 복귀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날 쿠에바스를 비롯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멜 로하스 주니어 등 KT 소속 외국인 선수 세 명은 2주 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마치고 선수단에 합류했다. 지난달 말 입국했으나 KBO 권고에 따라 자가 격리에 들어간 5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훈련을 재개한 첫 사례다.

'창살 없는 감옥'을 나와 그라운드를 밟은 이들의 표정은 해맑았다. 푸른 잔디를 내달리며 호흡을 만끽했고, 동료들과 수다를 떨면서 즐거움을 숨기지 않았다. 쾌활함으로 KT의 분위기메이커 노릇을 해온 쿠에바스는 "오늘 동료들을 재밌게 해주고 싶어서 라커룸에 앞구르기를 하며 들어갔다(웃음). 그라운드를 밟으니 너무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로하스는 "동료들이 '감옥에서 나온 걸 환영한다'고 하더라"고 웃은 뒤 "게임, 요리가 2주 격리 기간 동안 시간을 보내는데 큰 도움이 됐다. 삼겹살, 라면 등 한국 요리도 해봤다"고 미소를 지었다. 데스파이네는 "드라마 시청, 게임 등으로 지루함을 해소하려 했다. 컨디션 유지를 위해 홈 트레이닝도 했다"며 "2주 동안 외출이나 운동을 하지 못한 채 지내는 게 생소했지만, 이렇게 그라운드에 나와 동료들과 만나니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KT 이강철 감독의 얼굴엔 고심의 흔적이 역력했다. 건강한 몸으로 다시 만난 외국인 선수들의 합류는 반가운 일이지만, 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컨디션을 어떻게 끌어올려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선 4월 말로 예정된 KBO리그 개막 일정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100% 컨디션에 이르지 못한 채 시즌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이 감독은 "로하스는 준비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다만 투수들은 다르다"며 "격리 기간 홈 트레이닝 등으로 컨디션 유지를 했다고 해도 유산소 운동이나 투구를 하지 못한 만큼 몸이 굳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데스파이네는 3회, 영주권 절차로 캠프 일정을 먼저 마친 쿠에바스는 5회 정도 불펜 투구 기회를 가질 생각"이라며 "실전 등판은 21일이나 22일부터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등판을 하더라도 초반엔 길어야 2~3이닝 정도가 소화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가 '다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개념으로 접근하겠다'고 하더라. 넉넉하게 시간을 줄 생각"이라면서도 "5월 초에 개막을 한다고 해도 곧바로 선발 등판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걱정을 털어놓았다.

KT는 외국인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 과정을 면밀히 체크해 청백전 등 훈련 일정도 조정할 계획이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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