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상대 사인을 훔쳐 타자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은 휴스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러프 루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이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구단은 단장과 감독 모두를 해고했다.
논란은 휴스턴에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구단으로 불길이 번졌다. 휴스턴에서 코치로 사인훔치기를 주도했던 알렉스 코라 감독이 보스턴 레드삭스 지휘봉을 놨고, 이제 갓 부임한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신임 감독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1경기도 지휘하지 못하고 지도자 인생까지 망칠 위기다. 벨트란 감독은 선수 시절 휴스턴에서 사인 훔치기를 주도했다는 정황이 발각됐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휴스턴은 새 감독도 확정짓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19일 홈 구장인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예정됐던 팬 페스티벌을 강행해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다. 페스티벌에서 취재진을 만난 호세 알투베, 알렉스 브레그먼 등 주축 선수들은 팬들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 대신, 사인 전달용 전자 기기 부착 의혹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으로 일관했다.
'LA타임즈'의 30년 경력 베테랑 칼럼니스트 빌 플라스케는 22일 신문에 실은 칼럼에서 "휴스턴이 사과하지 않는 것이 다저스에게 또다른 고통을 준다"면서 "월드시리즈 우승 도난은 계속된다. 불쾌한 조롱(휴스턴 선수들의) 사건이 벌어진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휴스턴은 여전히 모든 면에서 다저스를 속이고 있다. 후회하는 말로 그들 자신을 속이고 있다. 오만한 휴스턴은 무관한 방관자"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휴스턴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상대의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사인 훔치기가 결과(우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다'는 휴스턴 구단주의 말은 잘못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휴스턴이 우승 챔피언 타이틀을 유지하고, 우승 반지를 착용하게 하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한다"며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를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