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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1점 차 승리 지킨 김헌곤 노수광의 보살, 외야 수비 이렇게 중요합니다

정현석 기자

입력 2019-08-2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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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 차 승리 지킨 김헌곤 노수광의 보살, 외야 수비 이렇게 중요합니다
2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삼성 좌익수 김헌곤이 7회초에 멋진 홈송구로 3루주자를 잡아내며 실점을 저지시킨 뒤 투수 장필준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공이 바뀌었다. 반발력이 줄었다.



홈런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도 줄었다. 인필드 공이 많아진 그만큼 외야 수비가 중요해졌다.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공인구 반발력이 줄어든) 올 시즌은 외야수비가 중요해졌다. 펜스를 넘어가던 타구가 그라운드에 떨어지고 있다. 그만큼 외야 수비가 좋은 선수는 주전 자리를 지키는데 있어 절대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외야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그랬다. 24일, 인천과 대구 두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SK와이번스는 24일 인천 행복드림파크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전에서 9회초 가슴을 쓸어내렸다. 4-1 낙승을 예상했지만 9회 KIA가 SK 마무리 하재훈을 상대로 연속 3안타와 보크로 2점을 뽑아내며 턱 밑 추격을 해왔다. 4-3, 1사 2루. 안치홍이 짧은 좌전안타를 날렸다. KIA 김종국 3루 코치는 3루를 도는 2루 주자를 향해 과감하게 팔을 돌렸다. 발 빠른 대주자 오정환이 빠르게 홈으로 쇄도했다. 송구가 조금만 옆으로 빗나가도 세이프 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SK 좌익수 노수광의 송구는 KIA 팬의 염원과 달리 포수에게 정확하게 배달됐다. 태그 아웃. 최대 승부처에서 동점 허용을 막는 멋진 송구였다. 결국 SK는 후속 타자 이창진을 잡고 4대3 승리로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반면, KIA는 통한의 주루사 하나로 6연패 늪에 빠졌다. 같은 날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도 기 막힌 보살이 나왔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좌익수 김헌곤이었다. 노수광 케이스 보다 더 먼 거리에서 공을 잡아 홈으로 쇄도하는 3루 주자를 잡아냈다.

키움과의 홈경기. 2-1로 리드하고 있던 삼성은 좌불안석이었다. 1,2회 득점을 끝으로 추가점이 꽉 막힌데다 불펜은 위태로운 곡예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2-1로 앞선 7회초 키움 공격 1사 만루. 송성문이 친 타구가 좌익수 쪽에 높게 떴다. 희생플라이가 되기에 충분한 비거리. 삼성 좌익수 김헌곤은 포구 전 홈 승부를 위해 작심을 했다. 송구를 위한 자세를 미리 만들었다. 살짝 뒤로 물러나 있다가 전진 캐치로 송구 탄력성을 극대화 했다. 홈을 향해 힘껏 뿌린 공이 원바운드로 포수 강민호의 미트에 정확하게 도착했다. 쇄도하던 3루주자 샌즈가 슬라이딩 했으나 간발의 차로 태그아웃. 키움 측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까지 갔지만 번복은 없었다. 동점 희생타를 지운 김헌곤의 레이저 송구였다.

힘을 낸 삼성 불펜은 8,9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2대1, 한점 차 승리를 지켰다. 전날 대구 두산전에서 4점 차 리드를 내주며 무기력하게 역전패 한데 이어 이날마저 역전패 했다면 삼성은 자칫 나락으로 빠질 뻔 했다.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지킨 삼성은 이날 패한 7위 KIA와의 승차를 없앴다. 이날의 승부처는 단연 김헌곤의 7회 보살이었다.

같은 날 두 구장의 승부를 가른 외야수의 결정적 송구. 이래서 사령탑들은 타격이 주춤해도 선뜻 수비 잘하는 외야수를 선발 출전 명단에서 쉽게 지우지 못한다. 때론 타격으로 1점을 올리는 것 보다, 수비로 1점을 막는 게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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