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전반기 종료와 함께 단장-감독 동반 퇴진 상황을 맞이했다. 최하위로 떨어진 성적과 반전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윤원 전 단장, 양상문 전 감독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롯데는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전력 보강 부재 속에 솔선수범해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어가던 양 전 감독이 반전을 위해 스스로를 내던진게 선수단에 적잖은 울림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 감독 대행 체제에서 롯데는 본격적인 리빌딩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의 NC 다이노스와 격차가 12.5경기까지 벌어진 상태. 남은 경기 수(50경기)를 감안할 때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난망하다. '윈나우'를 외친다고 해도 공허한 울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2군 자원-신예들을 활용하면서 공 감독 대행의 승격 또는 신임 감독 체제로 맞이하게 될 내년 시즌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게 오히려 낫다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단장 동반 퇴진으로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 작업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도 '리빌딩' 쪽에 추가 기울 수밖에 없다.
공 감독 대행은 한 차례 아픔이 있었다. 2014년 롯데 코치 1기 시절 논란 속에 스스로 옷을 벗은 바 있다. 당시 여러가지 문제가 이슈가 됐고, 속사정을 알지 못한 채 쏟아지는 말들 속에 큰 상처를 받고 친정 롯데를 떠났다. 이후 공 감독 대행은 선린고, 두산 베어스를 거쳤다. 야구계에선 공 감독 대행이 롯데를 떠난 4년 동안 큰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우던 모습 대신 치밀한 분석과 소통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선린고 시절 학생 선수들에게 빠짐없이 존댓말을 하면서 공감을 얻었던게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양 전 감독과 함께 돌아온 롯데에서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