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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의 '박진만 되기' 프로젝트, "화려함보다는 편안함"

정현석 기자

입력 2019-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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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의 '박진만 되기' 프로젝트, "화려함보다는 편안함"
25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펼쳤다.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이학주. 오키나와(일본)=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2.25/

삼성의 변화와 왕조의 재건. 그 중심에 이학주가 있다.



이학주는 올시즌 삼성의 주전 유격수를 맡는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김)상수 2루수, (이)학주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하기로 했다. 우선 이렇게 시작해보고 향후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줄곧 삼성 유격수를 맡았던 터줏대감 김상수가 오프 시즌 동안 완벽한 2루수로 거듭나는 탁월한 수비 센스와 팀을 위한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신 배치도. 둘이 완성할 키스톤플레이는 다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믿고 쓰는' 이학주의 수비 능력에 거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늘 '보완'을 입에 달고 다닌다. 무슨 의미일까. 시범경기가 한창인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이학주에게 물었다.

"코치님들께서 이야기 하시듯 빠른 것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로 투수들이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리하기 힘든 플레이를 안정감 있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무리하기 보다는 투수에게 도움이 되는 수비를 하고 싶습니다."

'화려함' 보다 '안정감', 그의 지향점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이학주의 수비를 지도 하고 있는 박진만 코치다. '전설의 유격수' 박 코치는 현역 시절 물 흐르는 듯한 수비의 달인이었다. 화려하기 보다 편안했다. 큰 키에서 활발한 몸놀림으로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이학주와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다. 결국 이학주는 박 코치의 장점을 흡수해 그야말로 '완벽한' 유격수 경지에 오르겠다는 의욕을 품고 있다.

'완전한 경지'에 대한 이학주의 욕심은 청소년 시절부터 쭉 이어져왔다. 전광석화 같은 송구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다.

"물론 아직 공을 빼는데 완벽하지 않지만요. 고교 때 많은 노력을 했어요. 글러브와 공을 (하루종일) 달고 살았죠. 벽을 튀긴다든지 그런 연습 많이 했던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미국 시절 '수비만큼은 빅리그 급'이란 평가를 들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학주는 충실했던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과거 '부상+공백'에 대한 일말의 의문 부호를 느낌표로 바꿔가고 있다.

"저는 시합을 하러 왔지 연습을 하러 온게 아니니까요. 나이도 있고…. 쉬는 동안 시합에 맞춰 꾸준히 개인훈련을 해왔습니다. 재활도 잘 했고, 오랜 시간이 흘렀고요. 시즌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꾸준히 몸 관리를 잘하면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견수 박해민은 "학주가 들어오면서 센터라인이 강해진 건 확실한거 같다. 투수들이 수비수를 믿고 좀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학주의 합류가 몰고올 나비효과. 삼성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삼성이란 팀이 어떤 기대로 저를 뽑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일단 수비를 잘하고, 방망이 욕심도 있습니다. 많은 경기에서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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