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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FA 연봉 협상 '프리미엄' 여전히 작용중

노재형 기자

입력 2019-01-2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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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FA 연봉 협상 '프리미엄' 여전히 작용중
KIA 타이거즈 안치홍은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마크해 FA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올해 연봉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지난 20일 LG 트윈스는 올해 재계약 대상자 42명과의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 가운데 유격수 오지환의 연봉을 주목할 만하다.



오지환은 연봉이 지난해 2억9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상폭은 1억1000만원, 인상률은 37.9%다. 오지환은 지난 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2할7푼8리, 148안타, 11홈런, 71타점, 93득점을 올렸다. 안타와 득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전경기에 출전한 점이 연봉고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지환의 연봉 인상을 이것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오지환은 올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FA 프리미엄'이 적용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할 만하다. FA 프리미엄이란 당해 연도 예비 FA의 연봉을 고과 이상으로 주는 걸 말하는데, 이는 보상 금액을 높임으로써 시즌 후 다른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현행 FA 보상 규정은 두 가지다. FA를 데려간 팀은 원소속팀에 보호선수 20명 이외의 1명과 직전 연도 연봉의 200%를 주거나, 선수 보상없이 연봉의 300%를 줘야 한다. 직전 연도의 연봉이 높을수록 데려가는 팀 입장에서는 금전적 부담이 커진다.

구단은 이러한 보상 규모를 높이기 위해 수요가 쏠릴 만한 예비 FA에게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게 일반적이다. 원소속팀은 해당 FA에 대해 상대적으로 이적 가능성을 낮추면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중급 이하 FA들이 궁지에 몰린 이유중 하나다.

오지환이 올시즌 후 FA로 다른 팀으로 갈 경우 해당 구단은 LG에 선수 1명과 8억원, 또는 12억원을 보상해야 한다. 오지환의 책정 연봉에 대해 LG 관계자는 "전 경기에 출전했을 뿐만 아니라 공수에서 기여도가 컸다. WAR(대체선수대비승수)도 좋다. 야수들 가운데 고과 1위였다"면서 "물론 올시즌 후 FA가 된다는 점을 고민했지만, 나중에 이적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고과대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FA가 된다는 점은 감안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NC 다이노스로 옮긴 양의지의 경우를 보자. 양의지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로부터 연봉 6억원을 받았다. 그의 2017년 성적은 111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 14홈런, 67타점이었다. 타율과 홈런이 최근 4년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럼에도 연봉이 2017년 4억8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올랐다. 2017년 연봉은 2016년(타율 0.319, 22홈런, 66타점) 4억2000만원에서 6000만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2017년 성적이 2016년 성적보다 좋지 않았지만, 이듬해 인상폭은 훨씬 컸다. 2018년 연봉에 FA 프리미엄이 적용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양의지를 데려간 NC는 두산에 투수 이형범과 12억원을 건넸다.

양의지처럼 '희소성'이 강한 예비 FA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말 FA가 되는 선수 가운데 KIA 타이거즈 안치홍과 김선빈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현재 막판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지금의 실력이라면 올시즌 후 다른 구단에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FA 프리미엄이 적용될 공산이 크다. 롯데 자이언츠의 예비 FA 전준우도 지난해 연봉 2억7000만원에서 대폭적인 인상이 예상된다. 올해 대졸 풀타임 8시즌째를 맞는 전준우는 지난해 전 경기에 나가 타율 3할4푼2리, 33홈런, 90타점, 118득점을 때렸다.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커리어 하이를 마크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FA 프리미엄은 일률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희소성이 높을수록 연봉을 더 얹여주는 건 통념상 맞다"면서도 "최근 경향은 그래도 축소되는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했다. 결국 보상 규정 개정 등 다른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특급 예비 FA에 대한 연봉 프리미엄은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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