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인터뷰] 염경엽 신임 감독 "연봉 '알아서 주십시오' 했다"

김용 기자

입력 2018-11-13 09:38

수정 2018-11-13 11:40

 염경엽 신임 감독 "연봉 '알아서 주십시오' 했다"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SK와 두산의 경기가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우승을 차지한 후 SK 염경엽 단장이 켈리와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yungmin@sportschosun.com /2018.11.12/

"어젯밤 최종 결정을 내렸다."



SK 와이번스가 예정된 수순을 밟았다.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지 하루가 지난 13일, 제 7대 염경엽 감독 선임 소식을 알렸다. SK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해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재계약을 정중히 고사하고 미국에 돌아가겠다는 선언을 일찌감치 해, SK는 우승 후 어떤 새 감독을 선임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SK는 가장 가까이에서 팀을 지켜보던 염경엽 단장에게 감독 기회를 줬다. 연봉 7억원의 파격적인 조건. 선임 발표 직후 염 신임 감독과 인터뷰를 했다.

-언제 제의를 받고, 언제 결정했나.

▶사실 제의는 플레이오프 끝나고 받았다. 내 최종 결정은 어제(12일) 저녁이었다.

-감독 선임에 대한 얘기가 계속해서 나왔는데.

▶부담스러웠다. 구단이 어떤 선택을 내려도 좋으니, 나는 담담히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감독도 좋지만, 단장 역할도 나에게는 영광이었다. 단장으로서 계약이 1년 남아있었기 때문에 크게 감독 자리에 욕심을 내야 할 상황이 아니었다.

-연봉이 엄청나다.

▶금액과 관련해서는 일체 얘기하지 않았다. "알아서 주십시오"라고 했다.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계약금 대신 연봉을 많이 받게 된 것에 대해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나는 이제 신입 감독이 아니지 않나. 바로 보여드려야 한다.

-그래도 팀이 우승을 차지하고 감독직을 받아 부담이 덜하겠다.

▶2년 동안 단장으로 일하며 좋은 감독님을 만났다. 우승으로 부담을 던 것도 있지만, 힐만 감독님이 쌓아놓으신 것들을 내가 잘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감독 역할을 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됐고, 느낀점도 많다.

-힐만 감독으로부터 어떤 걸 배웠나.

▶긍정의 마인드다. 한국 감독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부분이다. 팬들에 대한 진심도 배웠다. 나도 팬들과 함께 뭐든 해볼 수 있게 노력하겠다.

-현재 SK 야구에 염경엽의 디테일이 더해지면 강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힐만 감독님도 디테일한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셨다. 다만, 우리가 늘 강조하던 건 결과보다 과정이었다. 과정을 잘 거쳐야 성과도 나온다고 했다. 거기서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힐만 감독님께서 못채운 부분이 있다면 내가 그걸 채우도록 하겠다. 그런데 크게 채울 게 없다.(웃음)

-코칭스태프나 선수단 변화는?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감독 바뀌었다고 선수들 힘들게 하면 안된다. 그게 SK 시스템이다. 감독이 바뀌어도 야구 색깔이 달라져서도 안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팀 내부에서 계속해서 감독을 키워내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일조하고 싶다.

-마지막 각오는.

▶사실 단장 역할은 훗날 이루고 싶은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루게 됐다. 이 단장 역할을 한 게 다시 감독으로 돌아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좋은 기회를 주신 SK에서 잘해보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