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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정치 배제하겠다는 KT, 시작부터 거짓말 투성이

김용 기자

입력 2018-10-21 11:25

 정치 배제하겠다는 KT, 시작부터 거짓말 투성이


모든 게 다 이미 정해놓은 시나리오대로?



KT 위즈가 야심차게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시즌 9위에 오르며 4년 연속 꼴찌의 불명예는 지웠지만, 사실상 꼴찌나 다름 없었던 시즌 평가에 모든 걸 다 바꾸겠다는 의지다.

KT는 임종택 단장을 대신해 이숭용 단장을 선임했고, 사의를 표명한 김진욱 감독 자리에 이강철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KT는 18일 이 단장을 선임하며 이 단장 주도로 팀 개편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단장이 좋은 감독을 찾을 수 있게, 시간을 투자하겠다고도 당당히 밝혔다. 하지만 선수, 코치 방출과 감독 선임이 이틀 만에 모두 이뤄졌다. 과연 이 단장은 이 과정에서 무슨 일을 했을까.

KT는 이 단장 선임을 급하게 알리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려 했다. KT는 그동안 팀 운영에 있어 정치권 개입이 강한 구단으로 알려졌다. 민영화가 된 지 오래지만, 공기업의 특성이 강한 모기업 탓에 낙하산 인사들이 많았다. 구단 운영도 모기업의 눈치를 많이 봐 의사소통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다.

그런 KT가 낙하산이 아닌 선수 출신 단장을 자리에 앉히고, 정치의 힘으로 감독과 단장 자리를 노린다는 인사들을 배제한 체 빠르게 감독 선임을 한 건 위에서 언급한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KT가 본질적으로 바뀌고 있는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 단장은 이 감독 선임과 관련해 단장직에 오른 후 이틀만에 빠르게 접촉을 해 수락 의사를 받아냈다고 밝혔다. 이 코치가 두산 베어스 훈련 때문에 일본 미야자키에 출국해 전화로 제의를 하고, 수락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프로야구 감독 선임 과정에 있어, 전화로 협상을 하고 수락을 받아내는 과정은 있을 수 없다. 이미 이 코치가 KT 감독으로 온다는 사실은 야구계에 알려진 사실이었다. KT 선수단 사이에는 시즌 중 이 코치가 감독이 되기 위한 작업을 한다는 소문이 퍼졌었다. KT는 일찌감치 이 코치와 교감을 주고 받았은 상황이었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이미 이 코치의 인사들이 KT 코치로 올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투수 파트를 예로 들면 넥센 히어로즈 시절 아끼던 후배 코치가 포스트시즌 종료 후 KT에 합류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하루 이틀 만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코치들과 베테랑 선수들의 무더기 방출도 마찬가지. 이미 구단이 정해놓은 걸 이 단장이 주도하는 것처럼 포장만 했다. 이 단장은 이진영의 은퇴도 선수 본인이 먼저 의사를 밝혔다고 했지만, 거짓이었다. 구단이 먼저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전달하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은퇴였다.

그룹이나 정치권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해보겠다는 이미지를 심고자 하는 KT지만, 시작부터 거짓말 투성이다. 선수 출신 신임 단장을 전면에 내세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분위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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