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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아이콘? 피어밴드의 부진에는 이유가 있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18-07-18 09:22

수정 2018-07-18 17:26

불운의 아이콘? 피어밴드의 부진에는 이유가 있다
2018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5회초 무사 한화 지성준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피어밴드가 허탈해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17/

라이언 피어밴드가 유독 힘겨운 시즌을 보내는 이유가 있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는 올 시즌 풀타임 활약 중이지만, 3승6패 평균자책점 4.56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3.04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피어밴드는 올 시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 편이다.

지난 4월 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3개월 가까이 승리가 없었고, 7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겨우 시즌 2승을 수확했다. 그리고 다음 등판인 7월 1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거푸 승리를 따냈으나 가장 최근 등판인 17일 한화전에서 5이닝 8안타(2홈런) 6실점으로 무너져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올 시즌 6번째 패전이다.

물론 피어밴드가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따져보면, 피어밴드의 컨디션도 아주 좋은 편이라 보기는 힘들다.

피안타율도 지난해 0.251에서 올 시즌 0.269로 상승했고, 피장타율 역시 0.393에서 0.436으로 늘었다. 피홈런 개수 역시 지난해에는 160이닝 동안 20개였으나 올 시즌에는 전체 일정의 3분의2 시점에서 92⅔이닝동안 16개의 홈런을 맞았다. 결국 집중타와 장타가 피어밴드를 결정적인 순간에 흔드는 셈이다.

그 이유는 직구에 있다.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햅다 3~4㎞ 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은 140㎞대 초반, 최고 구속은 140㎞대 중반에 이르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최고 구속이 140㎞ 초반 정도고, 평균 구속은 130㎞대 후반에서 맴돈다.

직구의 위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트레이드 마크인 너클볼의 효과도 떨어진다. KBO리그 타자들에게 너클볼이 더이상 낯선 구종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모든 변화구 주무기는 결국 직구가 받쳐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피어밴드의 경우, 직구의 구위와 구속이 감소하다보니 너클볼까지 통하지 않는 것이다. 피어밴드는 17일 한화전에서도 1회초 송광민에게 너클볼을 던졌다가 선제 홈런을 허용했다.

물론 피어밴드도 1985년생으로 올해 33살이고, 지난 3시즌 동안 꾸준히 160~180이닝을 던졌다. 누적 이닝이 적지 않기 때문에 어느정도 피로가 쌓였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KT 이적 이후에는 1선발로 활약했기 때문에 그가 짊어진 무게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KT로서는 최하위 추락을 막고,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선발 투수들의 힘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투수들이 '원투펀치' 역할을 확실히 해줘야 한다. 더스틴 니퍼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닝 소화력이 늘어나면서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 피어밴드까지 더 살아나야 한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것은 두번째 문제고, 우선은 본인 공의 위력을 찾아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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