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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3년만에 14명→6명, 일본인코치 급감 이유는?.

박재호 기자

입력 2018-01-01 21:36

3년만에 14명→6명, 일본인코치 급감 이유는?.
◇2012년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직후,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있는 오치아이 코치. 스포츠조선DB

2015년 14명에서 2018년 6명. KBO리그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코치수다.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일본인 코치. 이 같은 현상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일본 야구계와 관계가 깊은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의 퇴진이다. 김 감독이 부임한 2015년 한화에는 일본인 코치가 5명이었다. 김 감독과 일본인 코치는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그렇다고 김 감독이 일본 야구인이라고 아무나 데려온 것은 아니다. 2009년 6월, SK 와이번스 사령탑 당시 김 감독은 필자에게 "일본 프로야구 선수 명단을 빌려달라"고 했다. 2010시즌 배터리 코치를 찾기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이듬해 세리자와 유지 코치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옮겼는데 김 감독은 세리자와 코치를 데려오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면담을 한 뒤 영입을 결정했다. 일본야구 경험자라 하더라도 김 감독과 야구 철학, 열정 등이 맞지 않으면 KBO리그에서 함께 할 수 없었다.

일본인 코치가 줄어든 두 번째 이유는 예전에 비해 가치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일본인 코치의 장점은 과거 일본의 선진야구를 경험했다는 것과 한국 선수들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요즘 한국 야구수준이 지속적으로 올라가 굳이 연봉이 높고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일본인 코치를 데려올 필요성이 없어졌다. 이제 일부 능력있는 일본인 코치만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필자를 포함한 미디어 종사자는 코치를 설명할 때 그 코치가 만들어낸 효과에 주목할 때가 있다. 하지만 코치 한 명의 존재가 팀이나 개인의 성적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은 드물다. 다만 특정 코치의 존재가 선수의 하고자 하는 의욕에 변화를 줄 수는 있다. 일본인 코치의 성공여부를 한마디로 말하면 선수의 의식을 바꿀 수 있는 지도법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가 포인트인 셈이다.

성공하지 못하는 일본인 코치의 경우 자신의 야구이론만을 강조하거나 가르침이 구체적, 효과적이지 못하다. 이런 일본인 코치는 선수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 지도 내용의 구체성 뿐만 아니라 선수나 팀 보조 스태프, 상대팀 선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일본인 코치는 신뢰를 받지 못 한다. 한국에서 오래동안 활동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 쇼다 고조 코치나 올해부터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한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는 이런 점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약 10년전부터 일본 지도자들에게 한국은 괜찮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현재 KBO리그는 일본에서 가고 싶다고 해도 일부 유능한 지도자에만 기회가 주어진다.

요즘 한일 야구계를 오가는 일본인 코치들은 이런 말을 한다. "일본은 2군선수라고 해도 깊게 개인지도를 하지 않을 때가 많다. 오히려 지도자로서 느끼는 보람은 일본보다 한국이 더 큰 것 같다."

한일야구계의 현상황을 감안한다면 향후 KBO리그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코치는 더 줄어들고 한국에 지도자 연수를 오는 일본 야구인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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