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화가 수비때문에 자멸했다. 5회말이 운명의 순간이었다. 1-1로 팽팽하던 5회말. 한순간의 느슨한 수비가 경기 흐름을 지배했다. 5회말 넥센 선두 8번 박정음의 타구는 바운드가 컸다. 한화 선발 김재영의 키를 살짝 넘기며 내야안타. 9번 주효상은 희생번트 자세에서 강공 전환을 시도했다. 빗맞은 타구는 1루수 쪽으로 튀었다. 한화 1루수 로사리오가 볼을 잡은 뒤 송구를 위해 1루를 돌아봤지만 2루수 정근우는 1루 베이스 커버를 도중에 포기했다. 1루는 아예 비어 있었다. 1사 2루가 됐어야 정상이지만 무사 1,2루 위기로 둔갑했다.
상대의 번트 시도때 은밀히 피치 아웃을 해 1루에서 2루로 향하는 주자를 잡으려는 비밀 사인이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2루수나 유격수가 1루가 아닌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다. 하지만 2루 베이스에는 유격수 오선진이 이미 선착해 있었다. 정근우의 판단착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4번 김하성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 돌렸으나 2사만루에서 5번 채태인이 싹쓸이 우중간 3타점 2루타를 뿜어냈다. 넥센은 단번에 5-1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