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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고대하던 LG맨 차우찬의 첫 실전, 어땠나

김용 기자

입력 2017-03-23 15:20

수정 2017-03-23 15:32

 고대하던 LG맨 차우찬의 첫 실전, 어땠나
SK와 LG의 2017 KBO 시범경기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차우찬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3.23/

우려를 불식시킨 화끈한 데뷔전이었다.



차우찬이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을 치렀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다가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개막전과 올시즌 활약을 기대케 하는 첫 투구였다.

차우찬은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처음으로 시범경기 선발 등판을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당했던 발목 부상 후유증에 그동안 실전 투입이 늦춰졌던 차우찬이 LG맨으로서 신고식을 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투구 성적은 4⅓이닝 1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 유일한 피안타가 4회말 최 정에게 내준 피홈런 하나였다. 그 나머지 타자들은 1루까지 출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4⅓이닝을 소화하며 투구수는 단 49개 뿐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차우찬은 4~5이닝 정도를 소화할 것이다. 투구수도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했는데 49구만을 던진 그를 일찍 빼고는 "다른 투수들도 던질 기회를 줘야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대 이상의 깔끔한 투구를 했다는 뜻이다.

차우찬은 4년 95억원의 거액을 받고 정든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LG에 합류했다. 몸값 거품 논란부터 WBC에서 당한 부상까지 개막을 앞두고 악재들만 이어졌다. 그러나 LG 양상문 감독은 일찌감치 차우찬은 4월4일 열리는 삼성과의 홈 개막전 선발로 예고하며 믿음을 드러냈다. 실전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지도 않고, 중요한 경기 중책을 맡겼다.

차우찬이 첫 시범경기에서 그 믿음에 확실히 보답했다. 이날 차우찬의 직구 구속은 142km에 그쳤다. 대부분 140~141km 정도에 형성됐다. 하지만 직구 구속은 실전 등판이 늘어나며 더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 중요한 건 변화구와 제구였다. 몰리는 공이 없자 SK 타자들이 정타를 때리지 못했다. 그리고 이날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좋았다. 특히,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며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훌륭했다. 딱 하나, 최 정에게 던졌던 한가운데 슬라이더 실투를 제외하고 말이다. 이 실투 하나가 옥에 티 홈런으로 연결됐다.

또, 결정구는 스플이터를 사용했다. 2년 전부터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지는 스플리터였는데,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다 떨어지는 제구가 완벽했다. 최 정, 정의윤, 박정권 등 SK 중심타자들이 헛스윙을 연발했다. 직구 그립보다 조금 더 넓게 잡고 던지는 신무기다. 49개의 공 중 슬라이더 15개, 스플리터 7개, 커브 6개를 섞어 던졌다.

일단, 차우찬이 첫 실전에서 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훌륭한 피칭을 해 LG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특히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부상으로 약 1달간 결장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같은 좌완 선발 차우찬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는데, 충분히 기대를 걸어도 될 컨디션을 보여줬다. 차우찬은 경기 후 "LG에 와서 첫 등판이었는데,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몸상태는 좋고, 투구는 직구를 제외하고는 잘 들어갔다. 정규시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돌아오는 28, 29일 열리는 연습경기에서 한 차례 더 선발로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한다. 그리고 대망의 홈 개막전에서 새로운 홈팬들에게 인사를 하게 된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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