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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들의 활약, 정규 시즌에도 계속될까?

나유리 기자

입력 2017-03-21 00:40

'루키'들의 활약, 정규 시즌에도 계속될까?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1루 넥센 홍성갑 안타 때 1루주자 이정후가 3루까지 달리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3.19/

"이정후, 굉장한 자질이 보이는 친구던데…."



시범경기는 '루키'들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시기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감독들은 선수단 옥석 고르기에 들어간다. 시범경기에서 1군 주전들은 컨디션 점검 정도로 가볍게 뛰고, 포지션 경쟁을 해야하는 선수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2군행이 유력한 선수들도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갓 입단한 신인 선수들에게도 최고의 무대다. 기대치에 걸맞게,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눈에 띄는 신인 선수들이 제법 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다. '이종범의 아들'로 더 유명한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방망이 재능만큼은 빼어나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실제로 이정후는 프로 1년차 답지 않게, 안타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컨택 능력도 좋고, 타구를 여러 방향으로 고루 날린다.

삼성 라이온즈도 신인 최지광의 등장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둘러본 전문가들은 "삼성에 좋은 투수들이 많다. 5강을 꼽을 때 삼성이 복병이 될 수 있다"며 감탄했다. 그 배경에는 최지광 같은 젊은 투수들의 등장이 포함됐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좋은 페이스였던 최지광은 시범경기에서도 씩씩한 투구를 했다. 직구 최고 구속 146km으로 LG 트윈스 타자들은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최지광의 입단 동기인 장지훈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친 두산 베어스 박치국과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깜짝 놀라게 한 LG 고우석도 주목해볼 만한 신인 투수들이다.

이들의 활약이 정규 시즌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까. 이정후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 남은 기간에도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1군 등록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 넥센의 외야가 빡빡해도, 이정후는 구단이 기대하는 1차지명 선수다. 1군에서 키우며 경험치를 쌓게 할 가능성도 있다.

투수들은 반반이다. 시범경기와 정규 시즌은 다르다. 또 KBO리그가 지난해까지 극심한 타고투저였던 만큼, 신인 투수들이 첫 시즌에 버티기는 쉽지 않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박치국은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라고 칭찬하면서도 "아직 19살이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법을 익혀야 한다. 더 배울 부분이 많다. 지금 생각으로는 시즌 후반에 팀 전체적으로 힘이 떨어질 때 쓸 수 있도록 준비시킬 것"이라고 했다. 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LG 양상문 감독 역시 고우석에 대해 "데뷔전에 정말 잘 던졌다. 하지만 타자와의 싸움, 제구 등은 계속 더 공부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하지만 신인들의 화려한 등장은 리그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기존 선수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될 수도 있다. 갈 수록 '순수 신인'을 보기가 힘들다. 시범경기부터 주목받는 이들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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