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간도는 계형철 투수코치를 통해 "3이닝 정도를 던지고 싶다"고 먼저 얘기했다. 김성근 감독은 두말 않고 그렇게 하라고 했다. 당초 이태양이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등판 순서를 조정했다. 오간도는 지난 15일 요코하마 1군을 상대로도 2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다. 이 역시 오간도가 등판을 먼저 요청했다. 당초는 16일이었는데 하루 앞당겼다.
김성근 감독은 "오간도는 계약하자마자 본인이 선발준비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무조건 된다'가 아니라 '준비를 하겠다'는 말을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과 실전등판 스케줄을 달라고 하더라. 자신의 몸상태와 훈련상황을 종합한 스케줄을 가져왔다. 맡겨도 될만한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의 경우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협의해 훈련스케줄과 등판일정을 짠다. 선수가 주도적으로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드는 로드맵을 구성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김성근 감독은 오간도에 대해선 본인 의사를 존중할 예정이다. 오간도에 대한 첫인상 역시 "사람이 차분하고 진중하다"고 했다. 오간도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묵묵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을 풀타임으로 뛰고, 2011년에는 선발로 13승을 따내며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던 거물급 선수지만 선수의 본분과 팀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