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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차기 감독까지 생각해 염경엽 단장 선임?

김용 기자

입력 2017-01-17 10:43

수정 2017-01-17 17:19

SK, 차기 감독까지 생각해 염경엽 단장 선임?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걸까.



SK 와이번스가 파격적인 카드를 집어들었다. SK는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 감독직을 내려놓은 염경엽 전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염 단장은 현대 유니콘스 프런트, 코치-LG 트윈스 스카우트, 운영팀장, 코치-넥센 코치, 감독을 거치면서 성공적인 야구인으로 입지를 다졌다. 이전부터 염 단장은 먼 훗날 단장직을 맡아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그가 감독 사퇴 3개월 만에 단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염 단장과 SK는 묘한 인연이 있다. 지난 시즌 중후반부터 그가 SK 차기 감독직 제의를 받고 팀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물론, 그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준플레이오프 탈락 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소문에 대해 아쉬움을 표명했다. 그런데 감독이 아닌 단장으로 SK 구단의 일원이 된 것이다. 무성했던 소문과 연관성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단장 선임이 전부일까. 염 단장 카드가 트레이 힐만 감독 이후를 내다본 포석은 아닐까.

지난해 차기 SK 감독설이 나왔을 때 당사자와 구단은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SK 구단 수뇌부가 그의 지도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 사실, 2016년 시즌 전에도 SK가 염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 때문에 SK는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는 김용희 감독의 유임 결정을 발표해야 했다.

SK 구단과 염 단장의 특별한(?) 관계는 이번 인사로 확인됐다. 구단 최고위층, 나아가 모기업 최고위층의 뜻이 담겨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염 단장은 히어로즈 감독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차후 다른 팀의 감독 교체 카드 1순위로 거론돼 왔다. 올시즌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팀들이 많아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그는 단장직을 생각하지 않았다. "1년간 쉬면서 야구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감독 복귀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SK가 그를 단장으로 끌었다.

힐만 감독 체제에서 팀이 잘 돌아가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염 단장은 언제든지 사령탑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야구인이다. 지금까지 비야구인이 주로 단장직을 수행해 온 한국 프로야구에서 단장이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염 단장이라면 충분히 이런 파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는 이런 사례가 있다.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는 2015년 시즌 도중 마이크 레드먼드 감독을 경질하고 댄 제닝스 단장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나카무라 가쓰히로 전 한신 타이거즈 단장도 한신 감독, 오릭스 단장을 거쳐 오릭스 감독을 역임했다.

염 단장은 17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감독에 대한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지금 맡은 임무를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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