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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 성공비결, 한국서도 진화하는 DNA

박재호 기자

입력 2015-07-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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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 성공비결, 한국서도 진화하는 DNA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3루 NC 테임즈가 1타점 안타를 친 후 전준호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6.19/

NC테임즈는 지난 3일 한화전서 '20홈런-20도루' 기록을 달성한 뒤 소감을 밝혔다. "20-20을 달성했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겠다. 팀이 졌기 때문에 큰 의미없다(NC는 한화에 6대7로 패했다. 4일 경기에서도 6대7 패). 팀 승리가 더욱 필요하다. 지금은 개인 기록에는 의미를 두지 않겠다." 팀스포츠이자 개인기록경기인 야구에서 볼 수 있는, 메이저리그 톱스타들의 낯익은 인터뷰 같지만 NC구단 관계자들은 립서비스가 아님을 안다. 평소 언행을 알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의 팀적응, 특히 인성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 잣대가 있다. 구단 관계자들의 입에 침이 마를 정도의 칭찬 유무다. 외국인선수들은 '용병'이다. 야구를 수단으로 돈을 벌기위해 한국에 왔다. 첫 번째 덕목은 야구실력과 융화력이다. 팀전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융화력과 인성은 상당부분 연관이 있지만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까칠하고 이기적이라고 해서 대놓고 배척하지 않는다. 야구만 잘한다면 다 눈감아줄 수 있다. 꽤 이기적이거나 괴팍하다고 해도 구단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별문제 삼지 않는다. 그냥 물흐르듯 내버려 둔다. 특급 칭찬이 없을 뿐이다. 하지만 '국내선수보다 더 팀에 헌신적이다. 인간적으로 좋다'고 느낄 때는 비로소 칭찬이 터져 나온다. 테임즈는 후자다. NC의 어린 선수들은 테임즈의 훈련모습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보고 많이 배웠다. 테임즈는 야구를 정면으로 대한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플레이에서 느껴지는 진중함이 있다.

테임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외국인타자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NC의 상위권 질주 원동력이다. 지난해 타율 0.343 37홈런 121타점으로 역대급 성적을 올렸는데 올해 역시 타율 0.337, 24홈런 75타점(1위)으로 고공행진이다. 특히 지난해 11개였던 도루가 올해는 벌써 20개다. 시즌 중반을 살짝 느낀 시점에서 홈런, 도루 모두 크게 늘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30홈런-30도루도 가능해 보인다.

테임즈는 지난 겨울 몸으로 변화를 시사했다. 근육질 몸매가 더 대단해졌다. 허리는 잘록하지만 가슴과 팔뚝 근육은 영화속 슈퍼맨이다. 스스로 파워업과 스윙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벌크업을 단행했다. 스프링캠프 합류 이전에 이미 '대단한 몸'을 만들어 왔다. 쏟았을 땀을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한국야구를 1년 경험해본 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파워와 파괴력, 집중력이다. 메이저리그 시절 2011년부터 2시즌 동안 도루는 2개에 그쳤다. 뛰는 야구를 강조하는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을 간파하고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주도하고 있다. 전준호 코치의 존재도 뜀박질에 자신감을 더한다.

테임즈는 29세다. 어쩌면 타자로서의 전성기를 한국에서 보내고 있다. 달리 말하면 커리어 하이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 지 모른다. 끊임없는 진화하는 DNA에야 말로 테임즈가 가진 가장 무서운 무기다. 결과적으로 테임즈를 영입한 NC는 운이 좋았다. 하지만 외국인선수의 기록 이면의 성향까지 놓치지 않는다면 실패 확률은 꽤 줄어든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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