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의 팀적응, 특히 인성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 잣대가 있다. 구단 관계자들의 입에 침이 마를 정도의 칭찬 유무다. 외국인선수들은 '용병'이다. 야구를 수단으로 돈을 벌기위해 한국에 왔다. 첫 번째 덕목은 야구실력과 융화력이다. 팀전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융화력과 인성은 상당부분 연관이 있지만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까칠하고 이기적이라고 해서 대놓고 배척하지 않는다. 야구만 잘한다면 다 눈감아줄 수 있다. 꽤 이기적이거나 괴팍하다고 해도 구단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별문제 삼지 않는다. 그냥 물흐르듯 내버려 둔다. 특급 칭찬이 없을 뿐이다. 하지만 '국내선수보다 더 팀에 헌신적이다. 인간적으로 좋다'고 느낄 때는 비로소 칭찬이 터져 나온다. 테임즈는 후자다. NC의 어린 선수들은 테임즈의 훈련모습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보고 많이 배웠다. 테임즈는 야구를 정면으로 대한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플레이에서 느껴지는 진중함이 있다.
테임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외국인타자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NC의 상위권 질주 원동력이다. 지난해 타율 0.343 37홈런 121타점으로 역대급 성적을 올렸는데 올해 역시 타율 0.337, 24홈런 75타점(1위)으로 고공행진이다. 특히 지난해 11개였던 도루가 올해는 벌써 20개다. 시즌 중반을 살짝 느낀 시점에서 홈런, 도루 모두 크게 늘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30홈런-30도루도 가능해 보인다.
테임즈는 29세다. 어쩌면 타자로서의 전성기를 한국에서 보내고 있다. 달리 말하면 커리어 하이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 지 모른다. 끊임없는 진화하는 DNA에야 말로 테임즈가 가진 가장 무서운 무기다. 결과적으로 테임즈를 영입한 NC는 운이 좋았다. 하지만 외국인선수의 기록 이면의 성향까지 놓치지 않는다면 실패 확률은 꽤 줄어든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