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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들의 혹독한 겨울, 방출과 보호선수 명단

이명노 기자

입력 2014-11-21 11:54

베테랑들의 혹독한 겨울, 방출과 보호선수 명단
두산 베어스가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시키기로 한 김동주. 스포츠조선DB

겨울이 유독 추운 이들이 있다. 바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는 베테랑들이다.



프로야구는 매년 11월이 되면 선수들을 정리한다. 선수의 보유권을 확인할 수 있는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한다. 여기서 제외되면 흔히 말하는 '방출'이다.

여기에 보호선수 명단이라는 것도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영입시나 신생구단이 1군에 진입하면 20인 보호선수 명단이 짜여진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한국형 룰5 드래프트인 2차 드래프트에선 40인 명단이 제출된다.

베테랑들은 매년 기로에 서게 된다. 구단은 언제 유니폼을 벗길지 고민하게 되고, 선수도 현역생활 연장과 은퇴의 기로에 놓인다. 왕년에 날렸던 선수들도 모두 선택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구단과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좋지 않은 모양새로 방출되기도 한다.

보호선수 명단 제외는 베테랑들에겐 단골 메뉴다. 구단으로선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선수를 품을 확률은 떨어진다.

20일 두산 베어스가 김동주라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구단이 은퇴와 함께 코치직을 제의했지만, 선수는 현역생활 연장을 선택했다.

반면 최근 LG 트윈스의 김선우는 스스로 은퇴를 결정했다. 김동주와는 다른 선택이다. 이외에도 KIA 타이거즈의 최희섭 같은 경우엔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가 자꾸 나온다.

신생팀은 베테랑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NC 다이노스가 베테랑들을 적극적으로 품에 안으며 좋은 사례를 보였다. 1군 진입 첫 해 FA로 영입한 이호준과 이현곤은 선수단의 중심을 잡으며 덕아웃 리더 역할을 했고, 신고선수로 계약한 손민한은 재기에 성공했다.

kt 위즈는 어떨까. kt 역시 인성과 선수단을 이끌 자질 등을 본다는 생각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현재 기로에 선 베테랑들 중 이런 선수들이 많은 지는 의문이다. 김동주는 일찌감치 덕아웃 리더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고, 이 문제가 결국 재기에 발목을 잡았다. 최희섭은 잦은 부상과 정신력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최근 FA 이적 후 보상선수 지명을 보면, 과거와 달리 가능성 있는 유망주를 선택하는 추세다. 예전에는 베테랑들의 보상선수 이적이 많았지만, 선수생활을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다. 결국 보상선수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반면 신생팀 kt는 부족한 전력을 메워줄 즉시전력들이 필요하다. 베테랑들에게 조금이나마 길은 열려 있는 셈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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