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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과 LG, 큰 경기는 수비에서 갈린다

입력 2014-10-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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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과 LG, 큰 경기는 수비에서 갈린다
박병호, '이것이 명품 수비'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5회말 2사 2,3루에서 LG 채은성의 파울 타구를 넥센 1루수 박병호가 잡고 있다. 2014.10.30 saba@yna.co.kr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를 맞아 수비에서 나타나는 작지만 큰 차이가 성패를 가르고 있다.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치른 지난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넥센 선발 오재영의 호투와 살아난 타선 외에 두 팀의 수비 집중력 차이도 돋보인 경기였다.

넥센은 고비마다 나온 호수비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5회초 대거 4득점해 5-0으로 앞서던 넥센은 5회말 LG의 반격에 시달렸다. 오지환의 볼넷, 최경철의 안타, 대타 최승준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만루 위기를 허용했다.

정성훈의 희생 플라이가 나와 2사 1, 3루에 점수는 5-1. LG는 대타 채은성 카드를 빼들었고, 박용택·이병규·이진영으로 이어지는 클린업이 대기하고 있었다.

채은성은 3구째에 배트를 휘둘렀다. 1루 파울라인 바깥쪽으로 향하는 꽤 깊숙한 타구였지만 넥센 1루수 박병호는 끝까지 쫓아가 몸을 돌리지 않고 팔을 쭉 뻗어 공을 받아냈다.

LG의 반격을 1점에서 차단하고 흐름을 내주지 않는 귀중한 아웃카운트였다.

6회말에는 선두 타자 박용택의 잘 맞은 직선타를 유격수 강정호가 뛰어오르며 잡아냈다.

박병호와 강정호의 멋진 수비 덕분에 선발 오재영이 5회는 물론 6회까지 책임질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조상우·한현희·손승락에게만 의존하는 넥센 불펜에 큰 힘이 됐다.

LG 수비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넥센 벤치는 5회초 무사 1, 2루에서 이성열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번트 타구가 3루 쪽으로 흐르자 LG 3루수 손주인은 공을 잡으려다가 그대로 흘러가게 뒀고, 공은 라인을 벗어나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를 2스트라이크로 만들어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추가 번트 시도 가능성을 차단해 정상 수비로 승부를 걸겠다는 즉각적인 판단이었겠으나 이성열이 리오단의 다음 공을 우중간 외야로 날려버려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무리하게 번트를 막으려 하기보다는 아웃카운트를 일찍 하나 더 잡는다는 생각으로 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양상문 LG 감독 역시 경기 후 "번트가 라인 쪽으로 가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 부분까지 벤치에서 세세하게 지시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다"고 털어놨다.

LG는 5회초 계속된 1사 3루에서 넥센 비니 로티노의 우중간 타구를 중견수 스나이더가 잡으려다가 미끄러지면서 공을 더듬어 2루타로 만들어주며 추가점까지 내주고 '빅이닝'을 허용했다.

넥센 수비도 아찔한 경험을 했다. LG가 쫓아온 5회말 1사 만루에서 정성훈의 희생 플라이 때 2루 주자 최경철이 3루로 태그업을 시도하자 중견수-유격수-3루수로 이어지는 중계를 했지만 유격수 강정호의 송구가 최경철의 등에 맞아 흘러버렸다.

3루 뒤로 백업을 들어갔던 포수 박동원이 무난하게 잡아 처리하기는 했지만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포스트시즌이 진행될수록 높아져만 가는 긴장감 속에 수비 집중력의 차이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j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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