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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부상 복귀전 14승, 3가지 의미는?

김용 기자

입력 2014-09-01 11:57

수정 2014-09-01 11:57

류현진 부상 복귀전 14승, 3가지 의미는?
LA 다저스 류현진이 27일(한국시각) 두 번째 불펜피칭을 순조롭게 소화했다. 28일 라이브 피칭을 아무 문제없이 마치면 9월 1일 샌디에이고전에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포츠조선 DB

걱정이 많았던 부상 복귀전. 그리고 그 걱정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시즌 14번째 승리.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1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승리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 개인에게도, 팀에게도 모두 희망 섞인 승리였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18일 만에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 무4사구 1실점으로 팀의 7대1 승리를 이끌었다.



▶더 이상 아프지 않다. 18승 도전 가능

류현진은 지난달 1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선발 등판 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도중 자진 강판했다. 오른쪽 엉덩이쪽 근육통이었다. 일부에서는 부상이 오래갈 수도 있고, 복귀 하더라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부위라고 해 걱정이 컸다.

하지만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류현진은 샌디에이고전 완벽한 몸상태를 과시했다. 엉덩이쪽 통증이 완전히 가셨는지, 투구 동장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한동안 쉰 효과가 있어서인지 공에 힘이 느껴졌다. 직구 최고구속이 95마일(153km)을 기록했다. 류현진 본인도 경기 후 "경기 감각보다는 부상 재발이 걱정이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어쨌든 몸상태에 대해서는 더이상 의문부호를 붙일 일이 없게 됐다. 이제 남은 건 기록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거둔 14승 고지를 일찌감치 정복했다. 이제 올시즌 5번 정도의 등판이 남아있다. 타이틀을 넘어서 류현진은 18승 기록 달성을 목표로 할 만 하다. 18승은 야구 선배 박찬호가 다저스 시절 세운 한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다. 남은 경기 중 4경기 승리를 따내야 하기에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류현진 입장에서는 개인 승리를 챙길수록 순위 싸움중인 팀에도 좋은 일이 되기 때문에 긍정의 마음으로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 박찬호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나보다 수준 높은 야구를 한다"라며 극찬한 바 있다.

▶슬라이더 후유증? 커브의 재발견

류현진은 올시즌을 앞두고 신무기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최고의 체인지업이 있었지만, 새로운 구종을 추구하면 더욱 수월하게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팀 동료 커쇼로부터 슬라이더를 전수받았다. 류현진은 천부적인 구종 습득 능력으로 빠른 시간 안에 슬라이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슬라이더를 던지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반감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 투수 전문가들도 "공을 던지는 팔 각도가 변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 구종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전만큼은 체인지업, 슬라이더 이런 구종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동안 주무기로는 사용하지 않던 커브가 빛을 발한 것이다. 커브의 구속, 떨어지는 각도 모두 일품이었다. 커브를 사용하는 타이밍도 좋았다. 초구 카운트를 잡을 때 커브를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이날 구위가 좋았던 직구를 계속 보여준 후 마지막 결정구로 다시 한 번 커브를 사용했다. 체인지업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자 직구 외에 투피치 구종으로 커브를 선택한 것이다.

류현진의 생소한 투구 내용에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실제 류현진은 이날 84개 공 중 직구 47개, 커브를 18개나 던졌다. 슬라이더 11개, 주무기 체인지업은 8개에 그쳤다. 지난달 14일 애틀랜타전은 직구 46개, 체인지업 21개, 커브 20개를 섞어 던졌다.

▶팀 연패 끊은 에이스 역할. 신뢰감 상승

사실 이날 경기는 류현진에게 엄청난 부담이 지워진 경기였다. 부상 복귀전에서 다시 아프면 안된다는 생각 뿐 아니라, 팀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류현진 카드를 야심차게 꺼내들었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 전 샌디에이고와의 2연전 첫 두 경기에서 연장승부 끝에 모두 패했다. 여기에 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날 경기 전까지 5연승을 거두며 다저스를 2.5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만약 류현진이 등판해 패하고 샌프란시스코가 또 승리를 거뒀다면 승차가 1.5경기 차로 좁혀질 뻔 했다. 더군다나 다저스는 동부지구 강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3연전이 이어져 연패를 한다면 최악의 분위기로 이어질 뻔 했다.

연이틀 연장 패배. 최악의 분위기. 이 흐름을 끊어내는 것은 바로 선발투수다. 류현진이 총대를 맸다. 1회 1점씩을 주고받으며 불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2회부터 류현진이 완벽한 피칭을 하며 샌디에이고가 힘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도 밀워키 브루어스를 꺾었다. 여전히 2.5경기. 하지만 샌디에이고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을 했기에 다저스로서는 어느정도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중요한 경기, 모처럼 만에 선발로 등판해 듬직하게 던져준 류현진의 모습에 다저스 매팅리 감독은 흡족해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의 팀 내 신뢰감은 더욱 상승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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