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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야구, 지금 보다 미래가 더 무섭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14-08-2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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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야구, 지금 보다 미래가 더 무섭다
요즘 최고로 행복할 것 같은 지도자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꼽을 수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페넌트레이스 4연패가 유력하다. 한국시리즈에 직행, 통합 4연패까지 노릴 수 있다. 삼성은 26일 현재 단독 선두. 2위 넥센과의 승차가 7.5게임으로 크게 벌어져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다. 일부 지도자 중에는 누구라도 류중일 감독의 자리에 가면 이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시샘한다. 삼성의 '시스템 야구'를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이 잘 하는 건 '관리' 야구다. 그는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데리고 큰 잡음없이 4년 동안 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면서 떠벌리지 않고 소리소문없이 장기 집권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삼성 야구 보다 미래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와 삼성의 주중 2연전 첫번째 경기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2루 삼성 김헌곤이 좌익수 앞 1타점 동점타때 홈을 밟은 2루주자 김상수가 류중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26/

요즘 최고로 행복할 것 같은 지도자로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꼽을 수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페넌트레이스 4연패가 유력하다. 한국시리즈에 직행, 통합 4연패까지 노릴 수 있다. 삼성은 26일 현재 단독 선두. 2위 넥센과의 승차가 7.5게임으로 크게 벌어져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다.



일부 지도자 중에는 누구라도 류중일 감독의 자리에 가면 이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시샘한다. 삼성의 '시스템 야구'를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이 잘 하는 건 '관리' 야구다. 그는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데리고 큰 잡음없이 4년 동안 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면서 떠벌리지 않고 소리소문없이 장기 집권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삼성 야구 보다 미래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툭툭 튀어나오는 낯선 얼굴들

전문가들은 현재 성적을 내면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요즘 삼성 야구가 그걸 해나가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삼성은 미래를 위한 동력들을 많이 찾아냈다.

베테랑 포수 진갑용 강봉규 등을 1군 경기에서 본 지가 제법 오래됐다. 그런데 이들의 공백을 현재 느낄 수가 없다. 대신 베테랑들의 자리에 이지영 이흥련 박해민 김헌곤 백정현 김현우 등이 치고 올라왔다.

이지영은 진갑용 대신 주전 포수가 됐다. 이흥련은 백업 포수다. 박해민은 주전 외야수가 됐고, 김헌곤은 백업 외야수로 성장했다. 좌완 백정현은 미래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린다.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프로 첫 승리 투수가 된 김현우의 직구에선 오승환(일본 한신)의 돌직구와 비슷한 느낌이 났다.

삼성의 주전급 선수들은 2군 가는 걸 두려워 한다. 또 부상으로 빠져도 자신들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한다. 몸이 낫고 돌아가면 바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하게 된다.

지금의 삼성 야구는 어느 한 스타 선수에게 목을 매지 않는다. 4번 타자 최형우가 부상으로 한달 가까이 빠져 있었는데도 팀 타선이 버텨주었다. 지난해 이승엽이 최악의 성적을 냈는데도 팀은 통합 3연패를 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실패를 딛고 변신에 성공, 올해 확실한 해결사로 돌아왔다. 최형우 역시 복귀 후 몰아치기를 보여주면서 첫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의 경산 훈련장 BB 아크에는 이지영 박해민 같은 수많은 새로운 얼굴들이 자신들을 불러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항상 입버릇 유능한 코치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를 한다. 선수를 키워내기 위해 좋은 지도자를 더 확보해서 경산으로 보내는 것이다. 삼성은 9팀 중 가장 많은 코치(26명)를 데리고 있다.

▶올해는 '발야구'로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

2014시즌에 삼성 야구 중 가장 달라진 부분은 기동력이다. 과거 삼성의 이미지는 '발야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발야구 하면 두산의 '육상부'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삼성의 팀 도루는 130개로 9팀 중 가장 많다. 도루 실패는 37번 했다. 도루 성공률이 무려 7할7푼8리다. 팀 도루가 가장 적은 팀 롯데(51개) 보다 2배 이상 많다. 김상수(49도루)는 생애 첫 도루왕을 노리고 있다. 김상수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김평호 코치님이 사인을 줄 때 뛰면 된다."

류중일 감독은 "우리팀에 도루가 확 늘어난 건 도루전문 코치를 데려왔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도루전문 코치가 김평호 주루코치를 말하는 것이다. 김평호 코치는 지난해말 KIA를 떠나 다시 삼성으로 왔다. 원래 류중일 감독과 함께 삼성에서 우승을 한 후 KIA로 갔다고 다시 삼성으로 복귀했다. 외부에선 김평호 코치의 이런 이력을 두고 삐딱한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삼성은 실력있는 지도자라면 팀의 변화를 위해 받아들인다. 김평호 코치는 야구판에서 도루 타이밍을 잡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대 투수의 버릇과 볼배합 순서 등을 잘 읽어낸다. 그는 그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한다. 분석팀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상대 배터리의 약점을 파고든다. 삼성은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6번 도루를 시도해 5번 성공했다. 롯데 배터리(유먼-강민호)의 혼을 빼놓았다.

삼성은 자신들의 약점을 단 1년 만에 지워버렸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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